국립수산과학원( 원장 강무현 )에서는 2004년 3월 31일 동해남부에서 구룡포 앞 10마일 해상에서 어미고래와 새끼 고래로 구성된 8마리의 향고래 가족을 발견하였다고 밝혔다.
향고래는 전 세계 대양의 심해에 서식하는 이빨고래류 중 유일한 대형고래로서 수컷 체장 19m, 암컷 13m. 체구의 35%를 차지하는 사각형의 머리와 쭈굴쭈굴한 피부로 된 괴이한 형상, 발달한 초음파 기능으로 3천m의 심해저에서 2시간 동안이나 잠수하여 먹이를 섭취하는 등 불가사의이자 해양의 신비와 과학의 총 합체이다.
또한 드럼통처럼 생긴 머리속에 들어있는 밀랍 성질의 기름은 절대 영도에서 얼지 않는 윤활유와 완전 연소유, 해신 넵튠의 보물이라 일컬어지는 용연향(향고래에서 채취하는 송진 같은 향료) 등 18세기부터 양키(미국)포경의 비약적인 발달의 원인이 되었고 그로 인해 세계적인 남획의 운명을 자초한 향고래, 허만 멜빌의 불후의 명작 백경의 소재가 되었다.
향고래 무리가 우리나라 동해안에서 관찰된 것은 선사시대의 반구대 암각화에 2 마리의 향고래가 그려져 있는 것을 비롯하여 1849년 미국 포경선이 동해북부 혹카이도 근해에서 발견한 기록과 일제시대에 울산 근해에서 5마리가 포획된 기록이 있을 뿐이다. 때문에, 우리바다에서의 향고래 출현은 무리를 이탈한 한 두 마리가 우연히 들어오는 경우라고 인식되어 왔다.
이 번 동해의 향고래 가족의 관찰은 의미가 크다. 어린개체들은 회귀 본능으로 계속 동해로 돌아올 것이고 개체수를 증가시켜 갈 것이기 때문이다. 1999년 6월 일본 조사팀이 동중국해의 나카사키 근해에서 9마리, 금년 2월 대마도 동부 연안에서 한무리를 발견한 것을 감안하면 동해 심해를 주 서식지로 하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금년에 신설된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는 우리바다의 고래류와 돌고래류의 적극적인 보존과 관리에 필요한 조사활동 뿐만이 아니라, 서구 열강들에 의해 역사적으로 남획된 거대 자연자원이자 해양 유산인 대형고래류 (귀신고래, 혹등고래, 참고래 등)의 회복과 보존을 위한 모니터링을 계속할 계획이다.
■ 고래연구센타
센타장 김장근/연구사 손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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