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이 더러워진 하천 청소에 나섰다. 비가 적어 하천수질이 악화되고 생태서식 환경이 나빠지는 봄철, 댐에 가두었던 물을 방류함으로써 오염물질 등을 씻어내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댐 건설 역사상 처음으로 시도하는 일로서, 지난 3월에 이어 4월에도 전국 4대강 유역 9개 다목적댐의 물을 활용해 강을 대청소한다.
국토해양부는 ‘갈수기 댐 하류 하천의 수질과 생태환경 개선’을 위해 한강 등 전국 4대강 9개 댐에서 4월23일부터 15일간 약 5.9억㎥ 가량의 물을 방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소양강댐 등 전국 4대강 유역 9개 다목적댐의 방류량을 5.4억㎥로 2.9억㎥ 늘린데 이어 이번에는 약 5.9억㎥(상암월드컵경기장 295개 분량)로 2.6억㎥을 추가 방류한다. 한강에선 소양강댐과 충주댐, 횡성댐, 금강에선 대청댐, 섬진강에선 주암댐, 그리고 낙동강에선 4개 댐(안동댐, 임하댐, 합천댐, 남강댐)이 평소보다 방류량을 2~3배 늘린다. 올 봄에만 상암월드컵경기장 560여개 분량인 11.3억㎥를 방류하는 셈이다.
지난 1차 방류가 하천 내에 정체된 오염물과 하상퇴적물 제거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번 2차 방류는 봄비로 질소, 인 등 비점오염물질이 유입되어 나빠진 하천 수질 개선이 주된 목적이다. 다만, 대다수 어류의 주 산란기가 5~7월이어서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천수온 및 수위의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도록 적은 규모의 유량을 지속적으로 방류할 계획이다.
이러한 이벤트로 인해 3월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는데도 수질은 예년보다 좋아졌다. 해마다 봄철이면 비가 적어 하천수질이 악화되고 생태 서식환경이 나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던 우리 하천이 생기를 되찾은 것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3월 1차 방류로 하천에 정체된 오염물질과 하상퇴적물이 씻겨 내려감에 따라 한강수계에서 BOD 0.1~0.8㎎/L 정도가 개선되었으며, 낙동강수계에서는 0.1~1.1㎎/L, 금강수계에서는 0.1~2.4㎎/L 개선효과가 있었다. 특히, 부영양화의 주원인 물질인 T-N(총질소)는 한강에서 0.617~4.016㎎/L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 낙동강 0.033~1.180㎎/L, 금강 1.382~1.680㎎/L 감소 |
국토해양부는 올 봄 대규모 댐 방류가 우리나라 댐건설 이후 처음 있는 일로서 홍수조절과 용수공급, 발전(發電) 같은 댐 본연의 역할만 중요시 하던 기존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이다. 이번 방류로 얻은 경험과 자료를 이용하여 장기적으로 중소규모 댐건설, 농업용저수지 재개발 등을 통해 하천환경개선용으로도 활용함으로써 갈수기 하천에 물이 마르지 않고 흐르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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