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정부는 오늘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를 열고 2001년 11월 이후 공사가 중단되었던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사패산 구간에 대하여 당초 노선대로 공사를 재개하기로 확정하였습니다.
지난 2년여 동안 정부와 불교계 및 시민환경단체들간에 이 구간의 공사를 둘러싸고 서로 다른 가치 추구와 주장으로 적지 않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생명과 문화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북한산 국립공원의 생태를 보존하고 수행환경을 지키고자 하는 불교계와 시민환경단체의 참뜻에 대해 정부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날로 심각해지는 수도권 교통정체와 국가경제 그리고 지금까지의 공사진척에 비추어 볼 때 당초노선에 따른 공사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국가적 필요와 정책결정의 불가피성을 이해해주신 불교계에 정부를 대표하여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아시다시피 정부는 이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하여 긴 시간동안 노선재검토위원회를 구성·운영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정부는 국립공원구간인 사패산 터널 노선을 피해달라는 불교계와 시민환경단체의 의견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게 되었으나, 기존 공사가 거의 마무리되고 사실상 사패산 터널 구간만을 남겨놓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현실적으로 공사재개가 불가피한 점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중요한 국책사업의 지연에 따를 국가경제의 손실은 물론, 날로 심화되는 교통체증과 해결점 없이 지속된 사회적 갈등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었습니다.
금주초 대통령께서 이 구간의 노선을 백지화하겠다는 대통령 선거공약을 불가피하게 이행할 수 없게 되었다는 유감의 뜻을 불교계에 표시한데 대해 이를 대승적으로 이해해주신 불교계 지도자 여러분께 정부는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대통령 공약사항이 이행되지 못한 점에 대해 정부는 국민여러분과 불교계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정부는 이 구간공사를 재개함에 있어서 불교계와 시민환경단체 그리고 노선재검토위원회에서 지적된 바를 반영하여 국립공원의 환경피해를 최소화 해나가는데 모든 정성을 다할 것입니다.
또한 노원·도봉지역 등 서울북부지역의 대기오염 피해 가능성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다시 강구할 것이며, 회룡사 등과 같은 사찰의 수행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향후 대규모 국책사업 추진과 관련하여 계획단계에서부터 역사·문화·환경적 요인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법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향후 국가의 자연·문화유산의 보고인 국립공원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관련 법과 제도를 시민환경단체 및 종교단체등과 협의 하여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환경영향평가시 자연환경과 역사문화적 보존 가치를 중시하는 내용이 대폭 반영되도록 기준을 개정해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도로 등 각종 개발사업시 관련 종교단체 및 환경단체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나갈 것입니다. 이들 법·제도 개선사항은 최대한 빨리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회와도 협의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정부는 이러한 개발과 환경보존의 갈등을 최소화 하기 위하여 지속가능한 국가 발전의 이념에 맞춰 국가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해 나갈 것입니다.
정부와 불교계, 그리고 시민환경단체가 그동안 많은 갈등을 겪었지만 국민적인 차원에서 이 문제를 대화로써 해결한 과정은 앞으로 우리 모두가 사회의 갈등을 풀어나가는데 커다란 교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앞으로 이를 교훈삼아 우리사회의 모든 문제의 합리적 해결에 더욱 힘써 나갈 것을 다짐합니다.
국민여러분의 적극적인 이해와 협력을 당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사패산 구간
공사재개와 관련한 정부의 입장
2003. 12. 24 국 무 총 리 고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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