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일부 공공장소에서나 볼 수 있었던 진공관 TV를 시작으로 초고화질(UHD) 스마트 TV까지 발전을 거듭하며, 생활의 일부로 깊숙이 자리 잡은 우리나라 TV방송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된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우리나라 첫 TV 방송국(KORCAD-TV) 개국일(’56.5.12.)을 맞아, 5월 「이달의 기록」 주제를「활동사진이 붙은 라디오를 아시나요? TV 방송史」로 정하고, 관련 기록물을 11일부터 인터넷 홈페이지(www.archives.go.kr)를 통해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소개되는 기록물은 TV 수상기를 배정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선 모습부터 아리랑 TV 개국행사까지 총 31건(동영상 12, 사진 17,문서 2)으로, 1950~1990년대 주요 TV 방송국의 개국식과 TV 방송의 변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기록에 따르면 1954년 TV 수상기 1대가 보신각 앞에 설치돼 일반에 첫선을 보인지 2년이 지난 1956년 5월, ‘활동사진이 붙은 라디오’라는 별명을 가진 TV 방송이 시작됐다. 1956년 5월 12일 탑골공원, 서울역 등지에 인파가 몰렸다. 이날 첫 전파를 탄 우리나라 첫 TV 방송국 코캐드 티브이(KORCAD*-TV)의 방송을 보기 위함이었다. 당시엔 TV 수상기가 일반에 보급되지 않아 서울 시내 주요 공공장소에 TV 수상기를 설치해 방송을 송출했다. 그 이후로도 한동안 이들 장소에서는 매일 저녁 TV 방송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6.25 전쟁 후 중앙방송국(KBS) 라디오 복구를 위해 RCA 한국대리점 책임자(황태영)는 미국 RCA사의 기자재 도입을 알선했다. 이 거래수수료 대신 대량의 TV를 들여와 설립한 것이 KORCAD-TV다. 이렇게 개국한 KORCAD-TV는 우리나라 최초의 TV 방송국이었지만 시험성격이 강했는데, 1961년 국영 TV(KBS)에 ’채널 9‘를 넘겨주면서 방송역사에서 사라졌다. * KORCAD : Korea RCA Distributor (한국 RCA 배급회사)
1960~1970년대에는 국(공)·민영 TV 방송국이 서울과 지방에 속속 개국하면서 TV 방송이 전국적인 방송망을 구축해 갔다. 1961년 12월 국영 서울텔레비전방송국(KBS, ‘70년 공영으로 개편)이 개국하면서 본격적인 TV 방송이 시작됐다. 곧이어 민영방송인 동양방송(TBC, ’64.12.), 문화방송(MBC, ’69.8.)이 차례로 문을 열면서방송사간 시청률 경쟁이 뜨거워졌다. 또한, MBC가 부산, 대구(영남TV), 광주(호남TV)에, KBS가 부산 등에 지역 방송국을 개국해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갔다. TV 방송국 개국으로 라디오를 통해 귀로 듣던 스포츠 중계와 드라마를 눈으로 보게 되면서 TV에 대한 국민들의 갈망이 커져갔다. 당시엔 TV 수상기를 대한방송문화협회가 보급했는데, TV 수상기가 워낙 귀하던 시절이어서 월부계약 신청을 받는 날에는 사람들이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1962년 사진) 그나마 운이 좋아야 구할 수 있었던 당시의 풍경이 지금으로서는 낯설기 그지없다.
1980년대 이후 전면 컬러TV 방송이 실시되고, 다채널·뉴미디어 시대로 진입하면서 TV 방송은 대중매체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1980년 정부의 언론 통폐합 정책으로 동양방송이 KBS에 통합되고, MBC의 주식 상당분을 KBS가 인수함으로써, KBS 중심의 공영방송체제로 재정비됐다. 1981년 TV 수상기 보급이 80%를 넘어서고 컬러TV 방송이 전면 실시되면서 TV는 안방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컬러TV 방송으로 프로그램은 다양해지고, 화려한 쇼·오락 프로그램의 비중이 늘어나 시청자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끌어들였다. 또한, 교육방송(‘81.2.), 서울방송(SBS, ’91.3.), 케이블TV(‘95.1.), K-TV(‘95.7.), 아리랑TV(’99.6.) 등이 등장하면서 다채널·뉴미디어시대로 본격 돌입하게 됐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이번에 제공된 기록을 통해 과거 흑백TV 1대로 사람들이 모여 방송을 보던 시절과 집집마다 초고화질 TV가 보급된 요즘을 비교함으로써, 그간의 생활 변천사를 돌아보고, 세계 최고 수준이 된 우리나라 미디어 기술을 느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담당 : 국가기록원 김영지 (042-481-6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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