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를 잊은 채 얼음판을 내닫던 썰매타기, 옆집 동무와 함께하던 눈싸움..., 지금도 눈감으면 떠오르는 즐겁고 행복했던 어릴 적 겨울철 기억이다. 연중 가장 춥다는 대한(大寒, 1.20.)을 앞두고, 1950년대~2000년대 그 시절의 겨울 풍경을 기록으로 만나본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원장 이상진)은 대한을 맞아 1월 「이달의 기록」주제를 “기록으로 보는 그 시절 겨울 풍경”으로 정하고 관련 기록물을 17일부터 누리집(www.archives.go.kr)을 통해 제공한다.
이번에 제공되는 기록물은 총 39건으로 혹한과 폭설 속 생활 모습, 스키·스케이트 등 겨울 스포츠, 학생들의 겨울방학 활동 모습을 담고 있다.
겨울에는 강추위와 폭설이 여러 차례 찾아왔는데, 이러한 겨울 풍경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해왔다.
1972년에는 영동지방 일대에 큰 눈이 내려 마을이 고립됐으며, 1980년에는 추운 날씨로 속초 앞바다가 얼어붙었지만, 아이들은 씩씩하게 눈밭을 헤치며 등교했다.
1950년대만 해도 한강에서 얼음을 채취해 빙고(氷庫)에 저장했다가 여름에 사용했는데, 이를 보여주는 한강 채빙 모습, 서울역과 영동선 선로에서의 제설작업, 폭설로 발이 묶인 시민들을 돕기 위해 나선 육군 부대의 제설작업 영상도 눈에 띈다.
또한, 눈이 내린 진부령에 편지를 배달하는 우편배달부 모습과 육군 스키부대의 훈련 모습도 볼 수 있다. 다양한 겨울 풍경을 담은 사진도 눈에 띈다. 팽이치고 썰매타는 어린이들, 밤과 군고구마를 파는 모습, 논두렁에서 고구마를 구워 먹는 아이들, 한라산 백록담에 오른 등산객들의 모습 등이다.
추운 날씨로 강이 얼고, 눈이 많이 내리면 겨울철 활동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빙판, 스키장이 활기를 띄었다.
1950년대 초·중반에 열렸던 동계스키대회, 스케이트대회, 한강에서 열린 빙상경기 모습을 통해서는 지금과는 사뭇 다른 복장을 입고 경기에 참가한 선수들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1970년대에도 스키장에서 인공눈을 만들어 날씨가 춥지 않더라도 스키를 타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는 내용이 눈길을 끈다.
겨울철에만 즐길 수 있는 얼음 낚시와 연날리기 모습 또한 이채롭다. 1956년 세종로에서는 제1회 전국 연날리기대회가 개최됐다.
각양각색의 연이 묘기를 부리며 관중의 갈채를 받았다.
영하 10도까지 기온이 내려가 얼어붙은 한강에 낚시꾼들이 모여 얼음을 깨고 낚시를 즐기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근래에는 눈과 얼음을 이용하여 다양한 겨울철 지역 축제가 열리고 있는데, 대관령 눈꽃축제와 강원도 용평에서 열린 눈조각 축제 모습도 흥미롭다.
겨울이 되면 초·중등학교를 비롯한 각급 학교는 방학에 들어가는데, 학생들에게 휴식과 놀이, 취미, 봉사활동, 새로운 학년의 시작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1971년 겨울방학을 맞아 대학생들이 농촌을 방문해 가마니 짜기, 문패달아주기 운동 등을 실천하고 있다. 학생들은 얼음판 위에서 썰매를 타고 즐거운 한때를 보내며, 밀린 공부를 하기 위해 도서관을 찾기도 하였다.
이상진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장은 “추운 겨울을 지내온 그 시절의 풍경과 겨울 놀이·스포츠, 겨울방학을 맞은 학생들의 활동 모습을 통해 겨울의 추억을 되새겨보고, 올 겨울도 따뜻하고 의미있게 보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담당 : 국가기록원 콘텐츠기획과 조이현 (042-481-6381), 강혜선 (6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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