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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건설 생산체계 파장
기관 발주처 입찰공지 > 협회 > 전문건설협회
등록 2008/09/22 (월)
내용

[ 원문보기 ] 일간건설경제신문 [2008-9-22]

발주기관, 원·하도급의 전통적 3단계 시공구조가 공공주택을 시작으로 발주기관, 시공사의 2단계로 축소될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원도급사의 종합관리 기능을 발주기관에 넘겨 건설사의 중간이윤을 없애는 새 방식은 전체 주택의 30%인 ‘보금자리 주택’을 시작으로 도로, 철도, 댐 등 토목시설 공사까지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더 중요한 점은 정부가 건설생산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극단적인 처방을 동원해 집값을 잡겠다고 나섰다는 사실이다.

국토해양부는 향후 10년간 공급할 공공주택의 새 이름인 ‘보금자리주택’ 건설 때 이런 내용의 일본식 직할시공제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21일 밝혔다.

직할시공제는 발주기관, 종합공사업자(원도급), 전문공사업자(하도급)로 짜인 3단계 시공절차를 발주기관, 시공사(원?하도급 포괄) 구조로 바꾼 발주제도다.

공공주택을 건설할때 발주기관인 주택공사가 종합공사업자와 일괄계약하면 종합공사업자가 실내건축, 창호 등 공종별 전문공사업자와 개별적으로 계약해 전체 공사를 관리하는 현행 시스템에서 주공이 전체 시공의 조율관리를 맡고 종합업체는 다른 전문업체와 동등한 자격으로 공종별 공사만 시공하는 구조로 바뀐다는 의미다.

직할시공제 도입 때 늘어날 업무, 리스크 저감을 위해 주공이 별도 CM(건설사업관리)업체를 선정해 종합업체의 관리기능을 위탁하는, 선진국형 CM(건설사업관리)인 ‘다중시공계약에 근거한 용역형 CM’ 적용도 병행 검토된다.

2개 방안은 건설산업선진화위원회의 발주·계약제도 종합개편안(12월 발표)에 포함됐고, 주된 적용대상은 공공 토목공사지만 분양가 인하가 시급한 공공주택에 먼저 도입된 것이다.

직할시공제의 도입 이유는 분양가상한제, 공영개발 등 원가절감책에도 불구하고 분양가 인하 폭이 기대 이하인 데다 그린벨트 해제, 뉴타운 확대 개발 등의 새 공급정책 발표로 인한 중장기적 가격불안 요인을 사전에 차단할 극단적 처방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토부 고위관계자는 “수요 억제, 공급 확대 등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건설산업 생산구조를 합리화하는 방식으로 분양가를 상한제 가격보다 15% 더 낮추는 방안”이라며 “앞으로 종합건설사들은 일괄도급체제 때 맡았던 건설공사의 종합적 관리업무를 발주기관에 넘기고 다른 전문업체처럼 공종별 공사만 분담하는 역할을 맡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직할시공제가 적용될 보금자리 주택은 정부가 내년부터 2018년까지 무려 150만 가구나 건설할 계획인 공공주택을 포괄한 개념이다. 특히 국토부는 전용면적 85㎡ 이상 중대형 주택 건설을 민간에 완전히 넘길 방침이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는 공공주택 도급공사는 하도급사 자격으로 시공만 해야 하고 중대형 민간주택 공사는 상한제 주택보다 15%나 낮은 가격의 공공주택과 경쟁해야 할 처지다.

주택업계는 공기업 직할시공제, 다중시공계약형 CM이 전면 시행되면 건설업계의 건설사업관리, 기술능력이 저하되고 공종별 시공업체간 엇박자로 인한 부실시공, 하자보수 책임갈등이 가중됨으로써 건설산업 자체가 퇴보할 것으로 염려했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민간업체는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중대형 주택공급을 접고 공공주택의 저가 하도급업체 역할만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요즘 같은 주택경기 침체기에 초저가의 보금자리 주택과 원가경쟁을 벌이면서 주택분양에 성공할 건설사가 얼마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또 “주공이 연간 15만 가구에 달하는 보금자리 주택의 공사관리를 할 수 있는지, CM업체가 이를 제대로 대행할지 짚어봐야 하고 향후 우려되는 부실시공 및 저급주택 양산, 업체간 하자보수 분쟁에 의한 소비자 불만 등의 부작용을 충분히 고려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직할시공제의 법적 타당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지만 정부의 방침은 이미 결정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 민간건설 전문가는 “건설산업기본법과 국가계약법상 발주기관의 건설공사의 계획, 관리, 조정은 물론 하도급업체에 대한 공종별 분할발주도 금지돼 있기 때문에 법령 개정이 선행돼야 시행할 수 있다”며 “다만 출처가 선진화위원회인 점을 고려하면 이미 정부방침이 사실상 결정됐다는 의미이고 도로, 철도, 댐 등 다른 토목공사의 직할시공제, 다중시공계약형 CM 적용도 시간 문제로 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김국진기자 jinny@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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