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기술 모노파일 적용 '탐라 해상풍력발전' 내년초 착공
내년 초 탐라해상풍력 발전단지가 첫삽을 뜨면, 국내서 추진되고 있는 10여 건 가운데 가장 먼저 실행에 옮긴 사례가 된다. 2007년 이후 많은 해상풍력 발전단지들이 계획됐지만 주민 반대, 투자자 미확정, 부지 변경 등으로 무기한 연기되는 사례가 속출했다. 탐라해상풍력 측은 현재 제주도 한경면 주민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탐라해상풍력 발전단지가 실적(Track Record) 확보를 위한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해외에서 발주되는 해상풍력 발전단지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경험을 입증하는 실적이 필요하다. 하지만 해상풍력 발전사업 후진국인 한국은 관련 실적이 없다고 봐도 된다. 한국풍력산업협회 관계자는 “터빈의 경우 일부 대형 중공업사들을 중심으로 차츰차츰 실적을 쌓아가고 있지만 기초구조물은 전무하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건설, 동부건설 등이 참여해 개발한 모노파일은 수심 30m 정도에서 강한 바람과 파도의 충격을 견딜 수 있는 5m 구경의 기초구조물이다. 비슷한 기초구조물로는 트라이포드파일(Tripod-Pile), 버킷파일 등이 있다. 조삼덕 건기연 박사는 “점점 발전용량이 커지는 터빈을 굳건하게 지지하면서, 원가 절감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보유한 기초구조물이 해외 해상풍력 발전사업 시장에서 대세다. 모노파일은 이런 요구를 충족시키는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영국, 덴마크, 네덜란드 등 해상풍력 선진국들은 내구성 등 성능은 높이면서 비용은 내린 기초구조물 사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기두 대한토목학회 해상풍력위원회 위원장은 “발주처 입장에서도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는 게 중요한데 핵심 설비인 터빈을 통해서는 비용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철강재, 콘크리트 등 자재로 구성된 기초구조물은 기술 개발만 선행된다면 충분히 상대적으로 원가 절감의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내년 초 착공해 운영하게 되더라도, 실제 해외수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해외 육상ㆍ해상풍력 발전단지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발전기의 경우 100기를 1년, 혹은 50기를 2년 정도 운전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 탐라해상풍력 발전단지는 향후 해외수주를 위한 장기적인 밑거름으로 보는 게 옳다”고 말했다.
한편 해상풍력은 원자력, 화력 등 기존 발전원을 대체할 가장 강력한 신재생에너지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럽풍력에너지협회는 2009년 0.4GW(기가와트)에 그쳤던 세계 해상풍력발전 시장이 매년 40% 이상 성장해 2020년에는 6.9GW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정석한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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