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하단선 1공구 박한 공사비로…“지역업계 공통비 분담 회피도 한몫”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인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1공구 건설공사가 유찰을 반복해 공정관리에 난항이 예상된다.
22일 조달청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재공고를 낸 이 공사에 또 SK건설 컨소시엄만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서류를 접수해 유찰됐다.
이 공사는 앞서 첫번째 공고에도 SK건설 컨소시엄만 PQ 서류를 접수해 유찰된 바 있다.
이처럼 이 공사가 유찰을 반복하는 것은 951억원으로 책정한 추정금액이 공사 내용에 비해 박한 데다 이번 입찰에 의무적으로 49% 이상 참여하는 부산지역업계가 설계비는 물론 공통비 분담을 꺼리기 때문이다.
당초 1공구에 대표사로 관심을 보인 두산건설은 SK건설 팀에 구성원으로 가담했고, 현대산업개발은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이번 입찰은 원가율이 100%를 넘고, 일부 공종이 빠진 것으로 알려져 수주해도 원가 확보가 쉽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 지역업계가 수주 기회비용과 원가율을 부담하려 하지 않는데 어느 회사가 공동수급체를 구성해 입찰에 참가하겠냐”고 되물었다.
이로 인해 1공구는 공사 내용을 바꾸지 않는 한 유찰을 반복할 수 밖에 없어 함께 집행한 3, 5공구와 입찰 일정에 차이가 벌어져 향후 공정관리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반면 3, 5공구는 3개사 이상의 컨소시엄이 PQ를 통과해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추정금액 737억원의 3공구는 롯데건설 및 한진중공업, 금호산업, 코오롱글로벌, 고려개발이 대표사인 5개 컨소시엄이 출사표를 던졌고, 추정금액 916억원의 5공구는 GS건설 및 한화건설, 태영건설이 대표사로 나선 3개 컨소시엄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중견사 관계자는 “3, 5공구도 1공구와 마찬가지로 적자 시공이 불가피한데 그동안의 투입비용을 감안해 입찰에 참여해 유찰은 면했다”며 “실시설계 과정에서 도저히 원가율을 확보하지 못한다고 판단하면 입찰 참여를 접을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턴키방식의 이번 입찰은 내년 1월 중순 입찰을 마감한 뒤 설계심의를 거쳐 설계 대 가격비중이 7대 3인 가중치기준 방식으로 실시설계 적격자를 선정한다.
채희찬기자 c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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