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시너지 효과
건설사의 잇단 합병은 지배구조를 개편하거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삼성그룹은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삼성에버랜드가 각각 건설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룹 안팎에서 건설업을 통합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엔지니어링이 올 들어 3분기 연속 ‘어닝 쇼크’에 빠지면서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설이 탄력을 받고 있다.
실제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을 지속적으로 사들이는 움직임이 감지되자 시장에서는 이들 건설사의 합병 시그널로 해석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엠코 합병설의 배경에도 지배구조 개편이 깔려 있다.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해소와 2세 승계를 위해서는 그룹 대주주 일가의 기아차 보유 현대모비스 지분(16.8%) 매수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현대건설과 현대엠코의 합병이 추진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건설사의 합병까지는 갈 길이 멀고도 험하다는 지적이다.
그룹 차원에서 강한 의지를 가지고 밀어부치지 않을 경우 흐지부지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합병이 현실화된다면 국내 건설업계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양강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중복사업 정리와 통합의 과정을 거치더라도 외형이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수준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말그대로 투톱 체제를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현대건설과 현대엠코의 합병에 대한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크다”며 “만일 합병이 가시화된다면 경쟁사들에게는 분명 위협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너지 효과를 통한 경쟁력 강화도 합병의 이유로 꼽힌다.
두산건설은 콘크리트 제품 제조업체인 렉스콘과의 합병으로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영업 및 연구개발(R&D)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뉴파워텍을 합병해 발전부문의 EPC(설계·구매·시공) 일괄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설계 외주비용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건설사 입장에서는 경쟁력 강화와 비용 절감이 가장 큰 숙제”라며 “이들 문제의 해결책으로 계열사의 합병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남기자 k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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