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금호·남광 등 보호예수 풀린 이후 일제히 하락
경기 침체 여파로 건설주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의무보호예수 해제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의무보호예수는 상장을 하거나 신주를 발행할 때 최대주주나 기관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을 일정 기간 팔지 못하게 하는 제도로 보호예수 해제에 따라 매도 물량이 확대되면 주가가 하락할 우려가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의무보호예수에서 풀린 건설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성지건설은 최근 제3자배정 유상증자(출자전환)로 인해 보호예수된 주식 5만7915주가 매각제한에서 해제됐다.
이후 성지건설의 주가는 3일 연속 하락하는 등 보호예수 해제 이후 10거래일 중 6거래일 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다.
앞서 금호산업도 채권금융기관 출자전환 주식 일부에 대한 매각제한이 풀렸다.
매각제한이 해제된 주식은 347만9911주로 적지 않은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서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지난 12일까지 무려 43%나 떨어졌다.
올 들어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일부 낙폭을 만회했지만 보호예수 해제의 후유증이 적지 않은 모습이다.
동양건설산업도 보호예수 기간 만료에 따른 주가 하락을 경험했다.
출자전환으로 인해 보호예수된 주식(62만3751주)의 보호예수 기간이 끝난 직후 3일 연속 주가가 내렸다.
남광토건도 총발행주식의 85%에 달하는 656만주의 출자전환 보호예수 물량이 해제된 뒤 5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보호예수 해제 이후 매도 물량이 늘어나는 것은 일부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주식을 서둘러 내다팔기 때문이다.
특히 건설주의 경우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익성 및 재무구조 악화 등 악재가 수두룩해 주가가 회복할 만한 시그널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보호예수에서 해제되자마자 주식을 정리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 보호예수 해제 물량이 한꺼번에 풀리면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말을 앞두고 건설주를 포함해 보호예수 해제 물량이 많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보호예수 해제로 인해 주가가 하락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경남기자 k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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