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부 대형건설사의 대규모 손실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해외건설시장에 중소건설사의 수주 여건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중소건설사의 전체 해외수주액은 35억달러로 지난해 수주액 34억달러보다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2008년 72억달러 수주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수주액 감소 추세를 전환하기에는 역부족으로 평가된다.
특히 중소기업이 해외 발주처로부터 직접 공사를 수주한 원청 수주액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해 중소건설사의 원청 수주액은 8억달러였지만 올해는 6억달러로 줄었다. 2011년까지만 하더라도 중소건설사들의 해외 원청 공사 수주 금액은 19억달러였지만 불과 2년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된 것이다.
결국 상당수 중소건설사들이 하도급 업체로 해외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다는 의미로 독자적으로 해외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중소건설사들의 주력 공종인 토목과 건축 공종의 해외 수주액이 줄고 있다.
지난해 8억4000만달러와 7억3000만달러 규모였던 중소건설사의 해외 토목과 건축 분야 수주액은 올해 7억5000만달러와 5억5000만달러로 각각 감소했다.
반면 산업설비 수주액은 지난해 9억4000만달러에서 올해 14억3000만달러로 급증했는데 이는 주로 대형건설사들이 수주한 플랜트 공사의 하도급업체로 참여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중소건설사가 수주한 해외 산업설비 수주액 가운데 중소기업에 원청으로 수주한 공사는 단 7000만달러에 불과했다.
이런 이유로 중소건설사 가운데 전문건설업의 해외 수주액 비중도 계속 커지고 있다. 지난해 전문건설업의 해외 수주액은 19억달러였지만 올해는 22억달러로 커졌다.
해건협은 “중소건설사들의 산업설비 수주액이 늘어나 다른 공종의 수주액 감소분을 만회했지만 대규모 산업설비 공사를 수주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면서 “중소건설사들이 자력으로 해외공사를 수주할 수 있는 제도적인 기반마련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권해석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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