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 건설사들의 4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4분기 실적 예상치를 발표하며 증권사들은 “해외사업 원가율 상승과 국내 주택사업 비용 지출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분기 실적이 떨어질 것”이라며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을 제외한 대다수의 대형건설사 4분기 영업이익이 내림세를 걸을 전망이다.
전망에 따라 하락폭이 가장 큰 곳은 지난해 국내 건설사 중 연간 최대 수주를 달성한 삼성물산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삼성물산의 4분기 영업이익을 1651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2012년 4분기보다 19.5% 하락한 수준이다.
박상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건설부문 수익이 점점 나아지고 있지만 4분기 실적에 부천 중동 래미안 등의 주택사업에서 발생한 비용이 반영돼 개선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영업이익 하락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투자는 이 건설사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해 8만원으로 책정했다.
교보증권은 신한금융투자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영업이익을 내다봤다. 교보증권의 전망치는 1543억원이다.
조주형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수익성이 양호한 매출의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는데다 미분양과 재고자산 등에 대한 대손충당금 설정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 이 같이 예상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과 더불어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의 영업이익도 감소할 것이라는 게 증권사의 예상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7.2%씩 감소한 1044억원, 287억원으로 제시했다.
우리투자증권과 교보증권 등도 비슷한 의견이다.
아울러 3분기 적자를 기록한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현대산업개발은 4분기에도 영업손실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착공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이 없지만 98%까지 치솟은 도급 주택 원가율과 부천 약대 재개발 소송 충당금 등이 4분기 실적에 반영된다고 고려하면 4분기 적자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 최초로 작년 해외수주 누계 1000억달러를 달성한 현대건설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이 건설사의 4분기 영업이익을 2270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3분기 영업이익(2061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며, 지난 2012년 4분기 실적보다 약 10% 많은 수치다.
동부증권은 신한금융투자보다 더 높은 2689억원을 4분기 영업이익으로 제시했다.
유덕상 동부증권 수석연구원은 “현재 현대건설은 대규모 손실요인 없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여기에 지난 2012년 문제를 일으켰던 해외 사업장의 공정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점도 실적을 밝게 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최남영기자 hi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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