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연, 인력이탈·고비용 구조 고착
일본 건설산업 실패 전철 경계해야
건산연, 인력이탈·고비용 구조 고착
/해외 중심 기술인력 전환 시급
고비용 구조, 다단계 하도급, 기술·기능인력 이탈 등으로 인해 국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일본 건설산업의 과거 전철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12일 ‘일본 건축공사 현장이 한국 건설산업에 주는 시사점’이란 간이보고서를 이 같이 지적했다.
보고서를 보면 일본 건설은 세계 최고 수준의 건설기술을 보유했지만 이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고비용 구조 탓에 해외 경쟁력을 잃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발주자와 시민들의 높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일본기업들의 고품질과 청결한 현장관리를 위한 투입비용을 반영한 일본 내 공사원가로는 해외시장에서 수주경쟁력이 거의 없기 때문이며 일본의 건설기업이나 전문가들도 이를 자인하고 있을 정도란 설명이다.
최고·최첨단 기술이 최고라는 인식만 있을 뿐, 투입원가 대비 효과를 따지는 경제성에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별도 규제가 없는 다단계 하도급도 문제로 지목했다. 건산연이 방문한 일본의 2개 건축공사 현장은 4~5단계 하도급이 이뤄지고 있고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하도급자 및 건설근로자에 대한 기성금·임금 체불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었다고 전했다.
도심지의 지상 30층 내외 건축공사에 1차 하도급 패키지만 200개, 2차 하도급 이하의 하도급자까지 포함하면 약 450~500개의 개별기업이 참여할 만큼 공정이 파편화돼 있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특히 작년에만 일본 내에서 100만명 이상의 건설근로자가 이탈할 것으로 전망됨에도 불구하고 건설산업 기피현상 아래 신규 진입인력이 적어 일본 건설기업들의 고민을 깊게 하는 최대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고 건산연은 지적했다.
건산연은 일본사례에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점으로 △공종별 분리입찰제나 다단계 하도급 배제를 통해 생산구조를 최대한 단순화하는 국제 추세에 부응할 것 △최고·최첨단 건설기술이라도 생산성이 떨어지면 수요자 눈높이에 맞출 수 없다는 문제의식 아래 경제성 위주의 기술을 육성할 것 △중장기 건설산업 구조변화를 예측한 근본적 준비책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이복남 연구위원은 “건설인력 구조만 해도 2017년 해외수주 1000억달러를 목표로 하지만 국내와 해외간 95%대 5% 수준이고 토목인력 절반이 놀고 있는 게 국내 건설의 현실일 정도로 해외수주 확대만 지향하 뿐 수주한 공사를 소화할 역량 배양에는 무관심하다”라며 “이를 포함해 향후 10년, 20년 후의 건설산업 상황을 미리 예측, 분석한 후 문제가 될 사안들에 대해 사전에 대비책을 세워나가야 일본 건설산업의 실패를 피해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국진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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