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ㆍ자산운용사 등 건설사 회사채 투자 꺼려
올 첫 발행 태영 500억도 산은ㆍ현대증권 인수
올 들어서도 건설사 회사채의 인기가 시들한 가운데 건설사가 기댈 곳은 산업은행과 증권사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와 자산운용사 등 채권시장의 ‘큰손’들이 여전히 건설사가 발행한 회사채를 외면하고 있어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3일 태영건설이 올해 건설사 중 처음으로 만기 3년물 200억원, 4년물 300억원 등 총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중 3년물 200억원은 산은과 현대증권이 각각 150억원, 50억원씩 받아가고 나머지 4년물 300억원은 한양증권이 총액 인수한다.
산은과 증권사들은 지난해부터 건설사 회사채 인수의 전면에 나섰다.
실제 작년 말 한화건설이 발행한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가운데 40%인 400억원을 산은이 받아갔고 나머지는 한화투자증권(400억원), KB투자증권(200억원) 등이 인수했다.
작년 11월 회사채(1000억원)를 발행한 현대산업개발도 산은이 400억원, 신영증권·키움증권 200억원, 한화투자증권·동부증권이 각각 100억원씩 소화했다.
BBB+급인 한양의 경우 지난해 9월 발행한 회사채 전액(200억원)을 산은이 받아갔다.
산은은 지난해 3700억원 규모의 건설사 회사채를 인수했다.
경기 침체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BBB급 위주로 회사채 인수에 나서면서 건설사의 주요 자금조달원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산은에 이어 이어 한국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동양증권, KB투자증권, KTB투자증권 등도 지난해 1000억원을 웃도는 건설사 회사채를 인수했다.
이들 증권사는 리테일 판매를 위해 건설사 회사채를 받아간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도 건설사 회사채는 산은과 증권사 중심으로 소화될 가능성이 높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동양그룹 사태 이후 회사채 투자적정등급을 AA급으로 강화했다.
일부 A급 회사채도 사들이고 있지만 그룹에 속한 기업에 한해 제한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산운용사들은 우량 등급을 보유한 단기물에 주로 투자하고 있는 만큼 건설사 회사채에 대한 투자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회사채 발행을 앞둔 태영건설의 경우 비교적 재무안정성이 우수해 자산운용사의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3년물과 4년물이라는 만기가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험사는 신용등급, 자산운용사는 만기 부담 등으로 건설사 회사채 투자를 꺼리고 있다”며 “올해도 산은과 증권사들이 건설사 회사채를 받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남기자 kn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