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相生…‘자금난’ 중소업체 유동성 지원 팔걷어
설 명절을 앞두고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업계의 ‘숨통’이 다소나마 트일 전망이다. 발주기관들과 대형 건설업체들이 자금을 풀어 중소기업의 유동성 지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30일부터 내달 2일까지 나흘간 설 연휴를 앞둔 가운데, 주요 발주기관과 건설업체들이 중소업체 지원책을 마련해 실행에 들어갔다.
조달청은 설 전에 계약체결이 가능한 물품 및 공사의 계약을 서둘러 진행하고, 중소업체가 선금을 청구하면 계약금의 최대 70%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조달청이 직접 감독하는 61개 현장에 대해서는 설 전에 기성검사를 마무리해 자금을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각 지역본부별로 전국 556개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3단계 실태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1단계는 LH-수급인(원도급사), 2단계는 수급인-하도급사, 3단계는 하도급사-근로자 등으로 이어지는 계단식 시스템이다.
LH는 점검결과를 바탕으로 기성대금 최우선 지급계획을 마련해 기성대금 체불 및 애로가 발생한 건설현장에 대해서는 본사가 특별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건설현장별로 수급인 임원을 상주시켜 직접 점검에 나서도록 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과 한국수자원공사도 설 전 계약체결을 할 수 있는 물품 및 공사계약을 신속히 진행해 최대 70%까지 선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한 발주기관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을수록 중소기업의 자금난은 더욱 심각해지기 마련이어서, 동반성장의 취지로 이 같은 방안을 마련하게 됐다. 훈훈한 설 명절을 보내는 데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대형 건설업체들도 경기불황 속에서 협력사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은 설 명절을 고려해 오는 29일 전에 총 2500여억원의 기성대금을 조기 집행하기로 했다. 기성대금 지급일은 매월 5일이지만, 협력업체의 유동성 지원을 위해 15일여 만에 다시 대금을 결제·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두산건설은 지난해에 이어 노임성 공정에 대한 대금지급을 보름 정도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매월 11일에 기성대급을 지급하고 있지만, 설 명절을 맞아 29일 전에 자금을 풀기로 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업황이 워낙 좋지 않지만 근로자 만큼이라도 설을 좀 더 따뜻하게 보내기를 기대하면서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다수의 업체들은 기성대급 지급일이 매월 20일 전후인 점을 감안해 월말인 설에 앞서 협력사의 선금요청이 있으면 최대한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석한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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