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해외 전환사채 발행 규모 축소…대림산업, 지난해 4분기 ‘어닝 쇼크’
대형건설사의 신용위험 악화 우려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GS건설이 해외 전환사채(CB) 발행 계획을 하루 만에 절반으로 축소한 데 이어 그동안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던 대림산업이 지난해 4분기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내놓으면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오는 28일 싱가포르 등 해외 금융시장에서 1억달러(1071억8700만원) 규모의 해외 CB를 발행할 예정이다.
만기는 5년, 발행금리는 연 3.25%로 오는 5월 만기가 돌아오는 3억달러 규모의 변동금리부사채(FRN)의 상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것이다.
만기와 발행금리 등을 고려하면 1억달러 규모의 해외 CB는 시장에서 무난하게 소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당초 GS건설은 발행금액의 2배에 가까운 1억8650만달러(1999억375만5000원)의 해외 CB를 찍을 계획이었다.
국내보다는 해외시장의 발행여건이 나은 만큼 해외시장에서 가급적 많은 자금을 조달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GS건설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투자심리가 썩 좋은 편이 아닌 탓에 해외 CB의 예상수요가 줄자 하루 만에 발행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를 둘러싸고 시장에서는 해외에서도 국내 건설사에 대한 신용도를 우려하는 시각이 많아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대림산업의 예상치 못한 실적 부진도 대형건설사의 신용위험 우려를 높이고 있다.
작년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저가 수주에 따른 ‘어닝 쇼크’로 고전하는 동안 대림산업은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며 경쟁사들과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해외 현장의 원가율 상승으로 작년 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줄어든 2조4393억원, 영업이익은 3196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업계 최상위 등급인 AA-를 보유한 데다 저가 수주 물량이 적었던 대림산업마저 ‘어닝 쇼크’에 빠지면서 대형건설사들의 신용위험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GS건설의 해외 CB 수요 감소에 따른 발행계획 축소, 대림산업의 실적 부진 등은 그만큼 대형건설사의 신용위험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올해 실적을 회복하지 않는 한 신용위험의 하락 압박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남기자 k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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