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공·인천시, 담합 건설사 상대 제기…경인운하·부산지하철 1호선도 대기


　건설업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전방위 입찰 담합 조사에 따른 과징금 폭탄에 발주기관으로부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받아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에 이어 인천시와 대구시가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이미 공정위가 입찰 담합을 의결한 경인운하 건설사업 및 부산도시철도 1호선 연장 등도 대기하고 있다.

　10일 관련기관에 따르면 수공은 지난 3월 4대강살리기 보 13개와 영주다목적댐 및 보현산 다목적댐 건설공사, 낙동강하구둑 배수문 증설공사 입찰을 담합한 17개 중대형 건설사를 대상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올 초 서울중앙지법이 국내 최초로 국내 건설공사 입찰 담합에 대한 손해배상을 인정한 판결에 따른 것으로, 당시 법원은 서울 지하철 7호선 연장 건설공사 4개 공구(온수역~부천시 상동)의 대표사인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이 연대해 원고인 서울시에 272억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한 바 있다.

　이들 4개사는 1심 판결후 손해배상액을 지급하지 않으면 막대한 가산금이 붙어 서울시에 우선 지급한 뒤 서울고등법원에 항소를 제기해 2심이 진행 중이다.

　또 지난 4월 중순에는 인천시가 인천도시철도 2호선 건설사업 담합과 관련, 21개 중대형 건설사를 대상으로 인천지방법원에, 지난달 초에는 대구시가 대구도시철도 3호선 건설사업을 담합한 12개사를 대상으로 대구지방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잇따라 제기했다.

　여기에 올 상반기 공정위가 입찰 담합을 의결한 나머지 사건들에 대한 해당 발주처의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경인운하 건설사업 및 부산지하철 1호선 연장사업은 물론 공촌하수처리장 증설 및 광주전남혁신도시 수질센터 건설공사, 운북하수처리장, 대구 서부·현풍 하수처리장, 완주산업단지 폐수종말처리장 등 환경플랜트도 줄줄이 손해배상청구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공 관계자는 “최근 경인운하 건설사업에 대한 공정위 전원의결서를 전달받아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를 준비 중”이라며 “당장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수 없어 우선청구분인 1억원에 대해 소장을 제출하고, 추후 변론과정에서 구체적인 손해배상액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공정위의 잇따른 입찰 담합 조사로 총 59개사가 무려 4563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받아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여기에 그치지 않고 무차별적인 손해배상청구까지 이어져 일감 기근에 허덕이는 건설업계는 벼량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성토했다.

채희찬기자 ch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