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단축 및 공사별 개별 협의도 가능해야
여수신북항 외곽시설 축조공사가 하루만에 원점으로 돌아갔지만, 이번 사건은 총사업비 협의제 및 운영방식에 대한 여러 시사점을 남겼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우선 협의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업의 시급성을 감안해 공사규모별로 협의기간을 설정해, 발주자는 물론 지역주민들과 입찰참가자들도 사업추진 일정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단 이 공사뿐 아니라, 그간 수많은 사업들이 총사업비 협의 지연으로 인해 발주가 미뤄지면서 필요 이상의 논란과 갈등마저 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군장항 항로준설 2단계 사업의 경우에도 지난 2월부터 6개월 가량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여수와 마찬가지로 지역주민들의 반발만 거세지고 있다.
한 발주기관 관계자는 “총사업비 협의가 지연되기 시작하면, 사업추진 일정을 가늠하기 어려워져 지역주민이나 협력사들에게 우리(발주자)는 거짓말쟁이가 되고 만다”며 “예측가능한 사업추진을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다수의 대형공사가 포함된 사업에 대해서는 공사별로 분리해 협의할 수 있는 운영방식이나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 발주됐다 취소된 외곽시설(방파제) 축조공사만 하더라도 사실상 발목을 잡은 것은, 추후 기타공사로 집행될 접안시설이기 때문이다.
접안시설의 경우 아직 실시설계 완료까지 최대 1년 가까이 남은 만큼, 만약 외곽시설만 별도로 협의를 진행했다면 벌써 입찰 집행이 가능했을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 시장전문가는 “정부가 국가예산을 절감하려는 데는 누구도 이견이 없지만, 계속된 사업지연과 민원증가 등에 따른 사회적 비용 낭비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는 것 같다”며 “특히 2건 이상의 공사가 포함된 대형사업의 경우에는 개별적인 협의 시스템을 통해 단계적인 사업추진이라도 가능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봉승권기자 sk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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