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 한국형 산악철도를 설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남원시와 공동으로 이를 위한 한국형 산악트램을 개발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철도연이 개발 중인 트램은 최고시속 70㎞의 5량 1편성(총 길이 28.6m)으로 설계됐고 승객 정원은 118명이다. 산악철도용으로는 세계 최초로 주 동력원이 배터리인 무가선 트램이다. 무가선 트램은 전선이 필요없기 때문에 자연경관을 해칠 우려 없이 노선 건설 및 운영이 가능하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트램이 운행할 궤도는 도로와 동일한 높이로 수평을 이루는 매립형 궤도로 설계했고 매립형 콘크리트 패널을 활용하므로 유지보수가 간편하다. 동시에 저진동ㆍ저소음의 톱니바퀴 랙피니언 추진장치를 장착해 겨울철 폭설과 결빙 때도 운행이 쉽도록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곡선 반경이 급한 10m의 급곡선을 운행할 수 있고 10도의 급경사까지 오를 수 있는 산악지형 맞춤형으로 설계할 계획이라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한국형 산악트램 이미지 철도연은 남원시와 공동으로 새로 개발한 한국형 산악트램을 지리산 산악철도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남원시가 추진 중인 지리산 산악철도는 육모정, 고기삼거리, 정령치, 도계쉼터를 잇는 18.9㎞의 1단계 사업과 천은사, 성삼재, 심원, 도계쉼터, 달궁을 잇는 16.7㎞의 2단계로 나뉘며, 총사업비는 1단계가 1768억원, 2단계가 1565억원으로 추정됐다.
지리산의 랜드마크 역할을 할 한국형 산악트램의 추진 여부를 결정할 변수는 결국 비용편익비율(B/C)로 대표되는 정부의 타당성조사 결과다. 남원시가 자체 연구용역을 통해 산출한 B/C는 0.8로 예타 통과기준인 1.0에는 못 미치지만 지역균형발전 효과를 감안한 AHP(계층화분석법) 평가치만 0.5 이상으로 나오면 추진이 가능하다.
철도연 관계자는 “통상적인 철도사업의 B/C가 0.4∼1.0 수준임을 감안하면 양호한 수치이며, 남원시가 별도로 조성 중인 연수관광지 등 추후 관광 관련 상품개발이 병행되면 B/C가 1.0을 넘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라며 “산악철도는 자연환경을 보전하면서도 관광객의 산행 편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만큼 연간 500만여명이 찾는 지리산 국립공원 활성화에 획기적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철도연은 국내 최초의 산악철도인 지리산 트램 개발을 실현하기 위해 12일 오후 2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남원시와 강동원 국회의원, 남원시회 시의원, 산악철도 전문가, 지역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철도를 이용한 산악관광 활성화 전략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프로젝트 사업화를 위한 여론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김국진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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