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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파트 신재생에너지 설비, 건설사에 오히려 짐
기관 발주처 입찰자료 > 건설뉴스
등록 2014/12/17 (수)
내용

# 올해 준공해 입주를 완료한 A건설사의 수도권 내 아파트 단지. 태양광·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입주민들의 공용 관리비를 절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갑자기 일이 터졌다. 입주한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 지열 설비업체가 부도가 난 것이다. A건설사는 다른 지열업체 모색을 통해 유지ㆍ관리에 이상이 없도록 부랴부랴 나섰다.

 건설업계가 냉ㆍ난방비 절감을 위해 아파트 단지에 도입한 신재생에너지 설비들이 오히려 짐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신재생 설비업체들이 갑자기 부도가 나는 등 유지ㆍ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AS(애프터서비스)까지 껴안는 실정이다. 향후 이런 사례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업체 선정 과정을 좀더 엄격하게 하는 등으로 대처하고 있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2∼3년 전 아파트 최초 분양 시 계획한 신재생에너지 설비가 시공된 후 문제가 잇따르고 있다. 아파트 단지 내서 가장 많이 설치되는 신재생에너지는 태양광, 태양열, 지열 등이다. 주로 ㎾급 소규모로 시공돼 아파트 공동 부문의 관리비 절감을 돕는데 사용된다.

 최근 흔하게 나타나는 사례는 신재생 설비업체가 부도가 나 폐업하는 경우다. 이들 업체는 설치는 물론 유지ㆍ관리까지 일정 기간 동안 담당하게 된다. 특히 지열 설비의 경우 지하 깊숙이 열교환 파이프를 매설해 에너지를 공급하기 때문에 유지ㆍ관리에는 전문가의 손길이 필수다.

 A건설사 관계자는 “시공 전이라면 협력업체(지열 설비업체)를 새로 선정해서 시공하면 된다. 그러나 설치까지 해놓고 갑자기 폐업하게 되면 일이 커진다. 향후 설비 문제 발생 시, 부품 조달부터 어려워진다. 우선 AS는 자사에서 하기로 하고 관리소 등에 알린 상태다. 다른 업체를 선정하는 등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양광의 경우 지속적인 유지ㆍ관리는 에너지 효율성 향상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친다. 아파트 옥상이나 휴게시설 지붕, 혹은 벽면 일부에 BIPV(건물외장형 태양광 발전시스템)로 설치하게 된다. 비나 눈, 바람 등으로 인해 이물질이 낄 경우 전력을 모으는데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일 담당자가 관리해 줘야 한다.

 그러나 담당 업체가 사라지게 되면 원도급사가 부담을 고스란히 껴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신재생 설비의 고장으로 공용 부문 관리비 절감에 기여하지 못한다면 이 반발 역시 원도급사가 가져가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B건설사 관계자는 “관리비 부담은 입주민의 즉각적인 항의로 이어지기 때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향후 새롭게 준공되는 아파트 단지에서 이런 문제들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협력업체 선정을 좀더 엄중하게 하는 등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가 아파트 단지를 ‘신재생 콘셉트(Concept)’로 설정하고 분양에 본격 나선 것은 2010년께부터다. 냉난방비 절감은 물론, 아파트의 친환경 이미지를 높여 상품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계획한다. 그리고 분양 후 2∼3년 뒤에는 준공해 입주를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신재생 설비로 인한 각종 문제 발생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석한기자 job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