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계획 달성 사실상 물건너가…가스공사 등과 대조적
한국철도시설공단과 한국도로공사의 지난해 재정집행 실적이 낙제점을 받을 전망이다.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에도 불구하고 이들 발주기관의 재정집행 실적이 연간계획을 크게 밑돌면서 경기 부양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작년 11월 말 기준 철도시설공단의 주요 관리대상사업 집행실적은 5조954억7000만원으로 연간계획(7조2061억4000만원) 대비 70.7%에 그쳤다.
이는 3분기 계획(5조4339억80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철도시설관리공단은 지난해 상반기(4조3034억원)에만 연간계획의 60%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하며 순조로운 흐름을 보였지만 하반기 들어 재정집행률이 곤두박질쳤다.
분야별로 보면 광역철도(2894억원) 집행률이 연간계획의 63.6%로 가장 낮았고 수탁사업(2874억8000만원·63.8%), 고속철도(1조7620억원·68.6%), 일반철도(1조8926억4000만원·71.8%), 유지보수(5660억8000만원·78.3%) 등의 순이었다.
도로공사도 지난해 11월 말까지 연간계획(3조2411억8000만원)의 74.1%인 2조4001억원을 집행하는 데 머물렀다.
작년 상반기 실적이 1조9433억원으로 연간계획 대비 60.0%를 쏟아부은 이후 반년 가까이 5000억원도 집행하지 못한 것이다.
시설개량에 연간계획(2504억원)의 93.1%인 2330억원을 집행했지만 투자 규모가 큰 고속도로건설(2조1671억원)의 집행실적이 72.5%로 부진한 영향이 컸다.
작년 한 해를 1개월 남겨두고 철도시설공단과 도로공사의 재정 집행실적이 70%선에 그치면서 연간계획 달성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반면 한국가스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농어촌공사 등은 관리대상사업 집행실적이 90%를 넘어서며 철도시설공단, 도로공사와 대조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가스공사는 작년 11월 말 기준 1조2626억7000만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 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100%를 웃도는 집행률(100.3%)을 기록했다.
이어 LH(15조3724억8000만원·95.5%), 한수원(2조7757억5000만원·94.1%), 수공(1조7266억4000만원·93.2%), 한전(4조6100억원·91.6%), 농어촌공사(2조2980억6000만원·90.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철도시설공단과 도로공사의 지난해 재정집행 추이를 보면 하반기 들어 집행률이 눈에 띄게 둔화됐다”며 “상반기 재정 투입을 늘리더라도 하반기 남은 재정 집행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경남기자 k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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