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후 국내 건설시장은 유지보수 시장 확대, 신축시장 축소ㆍ변화, 운영(O&M) 시장 성장이라는 ‘3대(大) 패러다임 변화’를 겪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건설기업들도 시장변화에 맞춘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와 함께 설계ㆍ엔지니어링과 마케팅 분석 분야로의 핵심역량 재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향후 국내 건설시장 패러다임 변화의 주요특징’이란 보고서에서 “2020년은 건설경기 사이클상 불황국면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다”며 “불황 국면 중에 건설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도 본격시작된다는 점에서 국내 건설기업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2020년 이후 국내 건설시장이 여러 측면에서 ‘선진국형’으로 전환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봤다. 이는 3가지 특징으로 요약된다.
첫째, 노후 시설의 유지보수 수요가 급증한다. 유지보수는 재축(rebuild), 개축(renewal), 보수(repair)ㆍ보강(reinforcement) 등으로 세분화된다.
OECD 국가들의 지난 30년간 GDP(국내총생산) 대비 건설투자 비중 변화를 소득 수준별로 살펴보면 1인당 GDP가 3만달러를 넘어서면서부터는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이 더이상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 이홍일 건산연 연구위원은 “기존 시설의 유지보수 투자가 점차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건설시장에서 유지보수 비중이 20% 아래지만 2020년이후 반등이 예상된다. 선진국은 유지보수 비중이 40∼50% 수준이다.
둘째, 신축시장 축소 및 질적변화가 이뤄진다. 초기에는 신축 건설시장에서 주택을 포함한 노후 건축물과 노후 사회기반시설(SOC)의 재축 비중이 점차 늘어난다. 이후에는 신축시장이 신기술을 기반으로 고급화되고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맞춰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로 서서히 옮겨간다. 또 사회적 트렌드 변화에 따라 새로운 건설상품이 탄생한다. 이 연구위원은 “새로운 신축 건설시장을 창출하려면 건설기업의 핵심역량도 설계 및 엔지니어링, R&D, 마케팅 분석 등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셋째, 운영 시장 성장 및 시공부문과 시너지 확대이다. 건설기업들은 유지보수 시장에 진입함과 동시에 운영시장에도 점차 관심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SOC를 대상으로 민자사업이 늘고 공공시설의 위탁관리 및 민영화 증가로 운영 및 유지보수를 포함한 위탁관리 시장의 성장세가 기대된다. 이 연구위원은 “주택을 포함한 건축물을 대상으로 임대관리 및 유지관리, 자산관리 영역까지 사업범위가 넓어질 것”이라며 “SOC 운영 경험은 향후 국내 건설사들이 신흥국에 진출할 때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태형기자 kth@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