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많은 입주물량으로 고개를 든 ‘미입주 대란’ 우려가 점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새 아파트 입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기존 아파트 거래가 급감하고 있어 미입주가 사회문제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13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에 따르면 8월 전국 입주율은 79.7%로 집계됐다. 이 입주율을 8월 입주물량 4만1623가구에 대입하면 약 8449가구가 분양받은 새집으로 이사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여기에 8월 입주율이 7월(82.3%)보다 2.6%포인트 낮아졌다는 점도 그 심각성을 더한다.
8449가구가 이사를 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기존 주택 매각 지연’(응답률 35.0%)이다. 3가구 중 1가구는 현재 살고 있는 집이 팔리지 않아 거주지를 옮기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어 세입자 미확보(21.7%), 잔금대출 미확보(18.3%), 분양권 매도 지연(13.3%) 순으로 미입주 사유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7월 미입주 사유로 ‘세입자 미확보’가 가장 많았던 것과 비교해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존 주택 매각이 더욱 어려워진 영향이 조사 결과에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주택 거래량은 급감하고 있다. 서울시 부동산포털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2일 기준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262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평균 218.7건이 거래된 셈으로, 8월 일평균 거래량(482.9건)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아울러 작년 9월(일평균 361.3건)과 비교해도 60% 선에 머물고 있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정책실장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거래가 감소하면서 수요자의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입주시장 여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규모 입주가 예정된 단지 밀집 지역의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남영기자 hi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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