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가 2015년 서울세계도로대회를 통해 인정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연이어 해외 사업을 수주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견인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2005년부터 60개국에서 123건의 사업을 수주했으며, 현재 10개국에서 13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도로공사의 해외 사업은 민간 기업과는 다른 점이 있다. 공기업으로서 민간 기업과 해외에 동반 진출하고 민간 기업과 해외 발주기관을 연결해 주는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이다. 이는 국민 경제의 활력 제고와 균형있는 성장을 돕는다.
최근 미얀마, 에티오피아, 베트남에서 국내 기업과 컨소시엄을 이뤄 사업을 수주한 성과는 공기업으로서의 해외 사업 수주에 롤모델이 될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기업과 컨소시엄…새 비즈니스 모델 제시
도로공사는 지난해 △미얀마 정부가 발주한 540만 달러 규모의 에인두~까까레익 시공감리 사업 △에티오피아 정부가 발주한 260만 달러 상당의 아감사~부레 도로 설계 및 시공감리 사업 △베트남 구룡공사가 발주한 195만 달러 규모의 벤룩~빈주안 구간 타당성 조사사업 등을 연이어 수주했다.
3개 사업 모두 민간 기업, 현지 업체와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했다. 특히 일본, 스위스, 스페인 등 업체 대비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했음에도 기술력 등 다른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미얀마 사업은 아시아개발은행 재원 원조사업으로, 도로공사와 평화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함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에인두에서 까까레익까지 총 연장 64㎞, 왕복2차로 개량 공사다. 도로공사는 이 사업을 통해 일본 업체가 독점하던 미얀마에 첫발을 딛는 계기를 마련했다.
에티오피아 사업은 세계은행 재원 원조사업이다. 에티오피아 도로청은 건화엔지니어링 컨소시엄과 지난해 9월 계약 체결하고 사업을 수행 중이다. 아감사에서 부레까지 총 연장 85km, 왕복 2차 비포장 도로를 아스팔트 콘크리트 포장으로 변경하는 사업이다. 도로공사는 이 사업으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다.
베트남 사업은 아시아개발은행 재원 원조사업이다. 도로공사, 삼보기술단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지난해 5월 기술 평가와 입찰 결과, 1위로 통과해 8월 계약 체결했다.
도로공사는 2015년 11월 개최된 세계도로대회를 통해 검증된 우리나라의 우수한 도로 기술에 대한 신뢰가 수주에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토교통부와 도로공사는 미얀마와 서울세계도로대회 기간 중 ‘특수교량 첨단 설계기술 적용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이후 기술력 전수를 위한 교류를 진행 중이다. 에티오피아와도 ‘기술 및 인적 교류에 대한 양해각서’와 ‘통합교통관리시스템 구축사업에 대한 양해각서’를 잇따라 체결하는 등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서울세계도로대회 기간 동안 세계 각국의 장차관 면담, 비스니스 미팅 등을 통해 구축한 인적ㆍ물적 네트워크가 사업 추진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역량을 이용한 해외시장 진출 다변화
도로공사는 2014년 방글라데시 교량청과 알제리 고속도로 유지관리청으로부터 715억원(방글라데시 파드마 교량 시공감리 513억원, 알제리 동서고속도로 영업시설 감리사업 202억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해 현재 수행 중이다. 이는 국내 기업이 수주한 최대 규모의 해외 도로감리 용역이다.
올 2월에는 스페인 업체가 강세를 보이던 중남미 지역에 도로건설 분야에 첫 발을 내딛었다. 파라과이 공공사업통신부와 ‘도로 시공감리’ 사업에 대한 수주 계약을 체결했는데, 현지 기술 지원 등을 통해 쌓은 기술력 신뢰가 수주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 사업은 연장 89.49km 도로의 토지취득 지원, 도로건설 컨설팅, 공정ㆍ품질ㆍ환경ㆍ안전관리 등을 총괄하는 사업으로 미주개발은행 재원으로 시행된다. IDB 재원의 도로분야 사업을 국내 기업이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설운호 도로공사 해외사업처장은 “앞으로 아시아 위주의 사업에서 탈피해 중남미, 아프리카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며 “민관 협력 사업 발굴에도 힘써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견인하겠다”고 말했다.
정석한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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