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8조원 하향 설정…“파이 작아져 현실적 수립”
대형 건설사들이 과거와 달리 올해 공공부문의 수주 목표를 현실적으로 잡아 눈길을 끈다.
지난해까지는 대개 2조원이 넘었으나 올해는 시장 상황을 감안해 2조원을 밑도는 수주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이 최근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올해 공공부문의 수주 목표를 확정했거나 막판 조율 중이다.
건설업계 맏형인 현대건설은 오늘부터 시작할 신년 업무보고를 통해 다음주 올해 수주 목표를 세울 예정으로 올해 공공부문은 1조5000억원 가량 설정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수주 목표 2조2290억원에 비해 약 33% 감소한 것으로 현대건설이 지난 2010년 이후 공공부문에 연간 수주 목표를 2조원대 밑으로 정하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대형사 중 유일하게 1조1000억원으로 1조원대의 수주 목표를 제시한 삼성물산은 올해 수주 목표를 1조2000억원으로 소폭 올렸다.
삼성물산은 이미 지난해 공공시장 침체를 현실적으로 받아 들인 수주 목표를 세워 지난해와 올해 목표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공공부문에 2조원의 수주 목표를 내걸은 대우건설도 올해는 1조5000억원으로 하향 설정했다.
GS건설은 올해 수주 목표를 지난해(2조2400억원)보다 무려 36% 줄인 1조4000억원(SOC 포함시 1조8000억원)으로 내려 대형사 중 수주 목표 감소 폭이 가장 크다.
지난해 2조6600억원으로 대형사 중 가장 높은 목표를 세운 대림산업도 올해는 2조원을 밑도는 1조8500억원으로 잡았다.
포스코건설도 지난해 1조3000억원에서 올해는 1조원, SK건설은 지난해 8200억원에서 6490억원으로 각각 올해 수주 목표를 내렸다.
이처럼 대형사들이 올해 목표를 전년에 비해 적게는 20%, 많게는 36% 가량 줄인 것은 올해 공공시장의 입찰 물량이 지난해와 비슷한 데다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등 기술형 입찰도 감소해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자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대형사 관계자는 “지난해 공공시장 입찰 물량이 전년에 비해 25% 가량 감소했고, 올해도 지난해와 발주 규모가 대동소이할 전망이라 각사별로 25% 가량 수주 목표를 내린 것”이라며 “또 적자 시공으로 공통비 부담이 늘어 원가율이 좋은 공사를 선별 수주하려다 보니 과도한 목표를 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영업 담당 임원들이 경영진에게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연초 무리한 욕심으로 수주 목표를 잡던 관행이 어느 정도 퇴색한 측면도 있다”며 “이젠 건설업계가 공사비 제값 받는 것도 중요하나 자신만 살려는 저가 수주를 자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채희찬기자 c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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