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시공 우려 및 가격 경쟁 위주의 시장환경 지속
업계,불이익 감수하더라도 제안비용이라도 아껴야 할 판
최근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및 기술제안입찰 등 기술형입찰시장에서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를 통과해 놓고도 입찰에는 불참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적정 실행을 확보하기 어렵고 경쟁에 대한 부담이 크다면 향후 PQ감점 불이익을 받더라도, 제안비용을 아끼는 편이 낫다고 보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GS건설은 광주광역시가 턴키로 집한된 2015광주하계U(유니버시아드)대회 다목적체육관 건립공사 입찰에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제시된 공사예산 자체도 빠듯한 상황에서, 여러차례의 입찰공고와 가중치 방식 변경 등 수주전이 가격경쟁 위주로 전개되면서 실행확보가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GS건설 관계자는 “이번 입찰 불참으로 인해 PQ감점 등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현재 시장상황 및 기업환경에선 도저히 참여할 수 없는 물량”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입찰이 집행된 기술제안방식의 광주과학기술원 학사과정2단계 및 대학원기숙사 건설공사의 경우에도 2개사나 PQ 통과 후 입찰에 불참을 결정한 바 있다.
금호산업 컨소시엄과 중흥건설 컨소시엄이 4파전으로 전개되는 수주경쟁에 대한 부담과 더불어 적정 실행을 확보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요즘같은 시기에 시공적자는 기업 전체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PQ감점을 받더라도 무리한 수주는 피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내달 설계심의를 앞두고 있는 주한미군기지이전시설사업(YRP:Yongsan Relocation Program) 미드타운지원시설 및 복지지설 패키지 공사도 입찰 이후 경쟁률이 축소됐다.
공고 당시 도전장을 내밀었던 중앙건설 컨소시엄이 PQ를 통과한 후 정작 입찰에는 불참하면서, 수주전은 두산중공업 팀과 금호산업 컨소시엄간 2파전으로 압축됐다.
물론, 중앙건설의 경우에는 입찰기간 중 상장폐지 등 기업사정이 악화일로를 걷게 되면서 ‘자의반 타의반’ 제안서 제출을 포기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현 상황에서도 제안비 보상을 받을 수 없는 기술제안입찰에 선투자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는 이같은 기업 내부사정에 의한 경우를 포함, 앞으로도 PQ 이후 입찰제안 과정에서 포기를 선언하는 사례를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GS건설만 해도 광주U대회 다목적 체육관 건립공사 입찰을 포기한데 이어 YRP기지차량 정비시설 패키지 건설공사에 대해서도 입찰에 불참을 검토하고 있다.
또 내달 입찰제안을 앞둔 YRP 통신센터 건립공사의 경우에도 PQ를 제출했던 화성산업이 제안서를 제출하고 끝까지 경쟁을 벌일 것인지 여부는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주로 구성원사로 참여해야 하는 중소건설사 입장에서는 대표사의 입찰참여 및 수주의지를 사전에 보다 면밀히 판단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소업체 입장에서는 대표사의 결정에 의한 불참은 수주기회 하나를 잃는 것이나 다름없고, 설계용역 및 합동사무실 운영 등 소요비용까지 부담해야 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기 때문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기술형입찰공사 역시 적자시공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PQ후에도 불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대표 참여사는 물론 구성원사들도 신중하고 면밀한 검토를 통해 추진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봉승권기자 sk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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