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등급 업체 '윈윈'..."공사 물량 상부상조"
# 경기도 지역의 2등급 업체인 A사는 지난 20일 발주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행복도시~공주 도로확장공사에 3등급 업체인 B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기로 했다. 추정가격 444억원의 해당공사는 3등급 대상공사이지만 B사와 합의해 50대 50의 지분으로 참여한다.
대신 A사는 오는 3월 28일 입찰이 실시되는 2등급 최저가인 하동~화개 국도건설공사(이하 추정가격 524억원)에 B사와 50대 50으로 함께 가기로 했다.
중소업체들간의 공동 입찰참여가 업계의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잡고 있다.
그동안 일반적으로 실적이 부족한 경우에만 컨소시엄을 구성했지만, 이제는 단독 실적이 가능해도 ‘공동 전선’을 형성해 입찰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보다 많은 수주기회를 얻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2~5등급사의 공동 입찰 참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A사의 경우 지난해까지는 거의 1등급사와 공동도급을 해왔으나, 올해부터는 아예 1등급사는 포기하고 3~4등급사들과 공동 입찰하기로 결정했다.
A사 관계자는 “아직 수주한 건은 없지만 3~4등급사와 주거니받거니 하면서 여러 입찰에 참여하다 보니 수주기회가 확대된 것만은 사실이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A사는 4등급 적격으로 발주돼 내달 6일 입찰 집행하는 기계~안동4 국도건설공사(231억원)에도 C사의 공동도급사로 참여한다. A사는 향후 2등급 최저가 공사에 자격이 되면 C사를 데려갈 계획이다.
비단 2등급사뿐만 아니다. 경북 지역의 3등급사인 D사는 4등급 최저가인 삽교천 합덕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340억원), 5등급 적격인 황강 쌍책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201억원)에 서브사로 참여한다. 반면 3등급 최저가로 나온 고덕일반산업단지 부지조성공사 1공구(382억원), 2공구(367억원)에 이들 4ㆍ5등급 업체들과 함께 할 예정이다.
중소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상부상조하는 배경에는 2011년 8월부터 조달청이 개정된 PQ(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기준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업체별 실적에 지분율을 곱해 합산했던 것을 개정된 PQ기준에서는 업체별 실적을 그대로 인정해주고, 중소업체 참여 비율에 따라 가점을 부과하고 있다.
여기에 등급 배정기준 완화로 3등급뿐 아니라 4등급까지 최저가 공사가 더러 발주되고 있어 굳이 1등급 업체를 잡지 않아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된 까닭도 있다. D업체 관계자는 “아무래도 1등급 업체의 경우 관리비 부분이 높기 때문에 같은 가격에 수주를 하더라도 중소업체랑 가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오히려 1등급 업체가 2~3등급 업체에 공동도급을 먼저 제안할 정도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소업체간의 공동도급이 활발해짐에 따라 경쟁률이 높아지는 단점도 있지만 그만큼 수주기회가 확대되다 보니 단점을 상쇄할 정도로 매력적”이라면서, “자체 견적능력이 떨어지는 하위등급 업체의 경우 내역서 작성기술도 배우고 실적도 가져갈 수 있어 서로 ‘윈-윈’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회훈기자 ho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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