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건설 브레인 ‘건산연’ - 건설경기 살릴 해법 모색, 미래 성장동력 창출 주력
전문건설 브레인 ‘정책연’ - 소규모 건설공사비 적정화, 원ㆍ하도급 관계 개선 초점
원하도급 건설업계의 브레인 격인 연구기관들은 박근혜 정부의 복지·경제민주화 파고에 어떻게 대비할까?
종합건설업을 대변하는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저성장 늪에 빠진 건설산업을 되살리고 미래성장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거시적 대안 마련에 진력한다. 반면 전문건설협회 산하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건설산업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원하도급 관계와 주계약자 공동도급 등의 미시적 현안에 집중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산연과 정책연은 이런 방향의 올해 연구사업 추진계획을 속속 확정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58명(연구직 41명 포함)의 건설 관련 최대 민간연구기관인 건산연은 올해 사업추진 목표를 ‘건설경기 회복에 대한 공감대 형성 및 시장활성화 유도’로 잡고 새 정부 건설 및 주택 정책·제도 혁신방향, 건설업 위기극복을 위한 건설·주택시장 정상화방안, 저성장기 건설산업의 발전방향, 건설산업 미래성장을 견인하는 성장동력 창출 등 4개 분야에 집중한다.
주택 분야에서는 후분양시스템 전환을 위한 청약제도 개편안, 기업형 민간임대주택 사업화 전략에 더해 건설업 위기의 진원지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해법과 극심한 침체에 빠진 수도권 주택시장 정상화 방안, 장기 미분양주택 활용방법도 제안한다.
건설물량 창출책으로는 SOC투자 재원조달 대안, 민자 자금조달 원활화 방안, 북한 경제특구 개발 참여안, 대수선 리모델링 활성화 방법을 강구하고 저성장 시대 건설업 대응방안과 타 산업과의 융합방안도 마련한다.
발주제도 면에서는 기획재정부가 건설기술연구원에 의뢰해 작성 중인 최저가낙찰제·적격심사제 공과분석 용역에 대응할 같은 제목의 연구과제에 더해 공공공사 발주 및 입찰 대안, 공동도급제·등급제한입찰제 개선책을 강구한다.
중소기업 맞춤형 대책으로는 민자사업 중기 참여모델, 중소기업 지원제 발전방향, 건설산업 이노베이션 대안, 지속가능경영 가이드라인, 해외시장 자가진단모델, 해외건설 위기관리 지원센터 설립안에 더해 건설산업 위기경보시스템 구축방안까지 제안할 계획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23명(연구직 17명 포함)의 인력 한계를 감안해 철저히 전문건설업 현안에만 천착한다.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기조에 부응한 건설산업 경제민주화 방안과 주계약자 공동도급제 활성화 방안에 집중할 태세다.
원하도급간 불공정 관계를 시정하기 위한 건설공사대금 지급보증 일원화, 하도급계약내용 공개제, 불합리한 계약에 대한 수급사업자 항변권,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활성화, 표준하도급계약서 의무사용, 원하도급간 평등한 쌍무 의무 확립,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수급사업자 피해방지책 등도 마련한다.
건설인력 분야의 최대 현안인 시공참여자 대체제와 외국인 건설인력 활용책에 더해 적정공사비 확보를 위한 소규모 건설공사비 적정화, 표준품셈제 개선안도 개발한다. 자체 기획과제로는 전문건설업 컨설팅 모델도 반들어 제시할 방침이다.
그러나 극심한 건설경기 침체로 고사 위기에 내몰린 건설업계의 두 연구기관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업계가 실제 갈구하는 대안 마련에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런 불만은 지난 20일 열린 전문건설공제조합 총회에서 전문조합의 정책연 지원금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졌다. 건설공제조합도 건산연에 대한 올해 지원금을 5000만원 삭감했다.
지난 26일 열린 건산연 이사회에서는 복지와 경제민주화로 대표되는 새 정부 정책에 대한 대응이 미흡하고 특히 지역 중소업계가 체감할 현안 연구가 부족하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참석한 한 이사는 “정권 인수위가 내놓은 분리·분할발주 등 건설 관련 정책들이 상반기 내에 바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지만 이를 심도있게 검토, 대응하려는 고민이 부족하다”며 “특히 복지·창조경제 등의 새 정부 키워드와 건설을 연계시킬 이론적 토대를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 지방도회장은 “건설 역사상 가장 힘든 시기이며 대부분 건설사가 부도 직전의 위기이지만 그 이유가 무엇이고, 이를 정부에 구체적으로 알리고 대안을 도출해 내려는 고민이 부족하다”며 “전혀 피부에 와닿지 않은 이론에 매몰되기보다 영세한 지역 중소건설기업을 활성화할 연구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건설경기 장기침체 아래 고조되는 건설업계의 고통과 불만을 양 연구기관이 어떻게 충족하고 대처해 나갈 지 주목된다.
김국진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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