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 건설업체 전입 급증…지역제한 물량 잠식 우려


　　

　타지에서 세종시로 이전하는 건설업체가 급증하면서 일감 잠식으로 인한 충남지역업계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혁신도시 건설사업과 마찬가지로 공고일 기준 전입 기준일을 설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1일 지역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세종시에 소재한 건설업체 수는 153개사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세종시 출범 당시 건설업체는 32개사에 불과했으나, 올들어 지난 1월 40개사, 2월 39개사가 무더기로 전입하며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세종시 출범후 현재까지 세종시로 전입한 건설업체 수는 122개사에 달하지만, 타지로 전출한 건설사는 1개사에 불과하다.

　전입 업체의 종전 소재지는 충남이 34개사로 가장 많고, 대전이 16개사, 충북 12개사, 서울 9개사, 경기 및 광주, 인천, 대구 각 7개사, 전남 및 전북, 제주 각 5개사가 뒤을 이었다.

　세종시 인근의 충청 및 대전지역업체들이 전입을 주도하나, 울산지역을 제외하곤 전국 각지에서 세종시로 몰리고 있다.

　문제는 혁신도시와 달리 세종시(부강면 제외)로 전입하면 오는 2015년까지 세종은 물론 충남지역을 대상으로 한 지역제한 입찰에 참가할 수 있어 충남에 연고를 둔 지역업체들의 지역제한 물량을 잠식한다는데 있다.

　혁신도시의 지역제한은 입찰공고일 기준 90일 이전에 해당 지역에 소재지를 둬야 지역제한 입찰에 참가할 수 있어 세종시처럼 무분별한 전입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충남지역업계 관계자는 “건설업 실태조사를 통해 지역에서 100여개사가 퇴출될 전망이나, 타지에서 세종시로 전입하는 업체 수가 이에 육박한다”며 “혁신도시처럼 전입 기준일이 없어 타지에서 전입한 업체가 곧바로 충남 또는 세종지역의 지역제한에 참여해 지역업계 일감을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옛 충북 소재지인 세종시 부강면에 소재한 건설사는 10개사에 불과해 충북의 지역제한 입찰 경쟁률에 큰 변화가 않지만, 충남지역은 얘기가 다르다”며 “전입 기준일이 없어 타지 업체의 이른바 먹튀(먹고튀는) 현상이 빚어질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건협 충남도회 관계자도 “다른 지역은 혁신도시 건설사업으로 오래도록 지역에 연고를 둔 지역업체들이 지역제한 입찰에서 수혜를 누린 반면 충남지역은 전입 기준이 없는 세종시 지역제한으로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희찬기자 ch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