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예산 실행 크게 밑돌아…적자시공 우려 커
업계,가격비중 높아져도 투찰률 낮출 수 없어
기술형입찰방식의 군시설공사 낙찰률이 일반 시설공사보다 크게 높은 수준으로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낙찰가 대비 실제 공사금액 비율(실행률)은 105%에서 최대 110%에 달해, 적자시공을 우려하는 업계의 하소연은 끊이지 않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낙찰예정자(실시설계 적격자)를 가린 4건의 군시설공사의 예산대비 낙찰츌이 평균 93.84%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공사의 평균 낙찰률이 80%대 후반에서 90%대 초반에 머물고 있는 점과 비교하면, 3~4% 포인트 가량 높은 수준이다.
특히 이 가운데는 99.87%의 낙찰률도 포함돼 있고, 저가경쟁이 우려되는 설계적합 최저가 방식의 턴키공사에서도 약 88%의 낙찰률이 기록됐다.
통상 설계적합 최저가는 일반 최저가 낙찰제 대상공사의 낙찰률 수준인 70%대 초반에서 결정되는 점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낙찰률 분석 범위를 넓혀도 결과는 다르지 않다.
지난해 하반기중 낙찰자를 가린 기술형입찰방식의 군시설공사 평균 낙찰률 역시 90%대 중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별로 보면, 위례지구 911사업 99.95%를 비롯, △주한미군기지이전(YRP:Yongsan Relocation Program) 시설통합본부 패키지 89.96% △YRP 간부숙소 건립공사 89.94% △BCTC독신자숙소 94.77% △제주육상시설1공구 99% △제주육상시설2공구 94.87% 등 대부분 일반 턴키공사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눈여겨 볼 대목은, 국방부가 이 기간 가중치 가격비중을 40~45% 수준에서 60~70%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현재까지만 보면, 발주자가 예산절감 등을 목적으로 가격경쟁을 적극 유도했지만 정작 시장은 발주자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이에 대해 예산대비 낙찰률이 90% 중반대에 이른다고 하더라도 준공시점에 손해를 보지 않을 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 밖에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애초 제시된 공사예산 자체가 박하다는 뜻이다.
업계는 군시설공사의 공사비가 실행을 크게 밑도는 이유는, 예산절감과 더불어 여러 지역의 시설을 번들링하면서, 그에 따르는 추가비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YRP공사의 경우에는 한정된 예산 규모에서 실사용자인 주한미군이 시설내용을 검토하면서 여러 증액요인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것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업계관계자는 “제시된 공사금액 자체가 예상 실행률을 밑도는 경우가 많아, 90% 중후반 수주에도 적자시공이 우려된다”며 “만약 80%대로 수주했다면 상당한 손해는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가격비중이 60, 70%로 올라간다 한들, 어떻게 투찰률을 끌어내릴 수 있겠느냐”며 “발주자가 가격경쟁을 유도하려 한다면 최소한의 공사예산부터 보장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군시설공사의 낙찰률은 앞으로도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 밖에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유찰사태가 반복될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체마다 물량확보가 시급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나, 적자시공에 허덕이는 상당수의 건설사들이 최근 수익성 중심의 수주전략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의 경우에도 위례911사업과 다운타운 복지시설 건립공사는 한차례씩 유찰사태를 겪은 바 있다.
봉승권기자 sk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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