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방식 다변화 속 투자여력 및 의지 격차 벌어져
턴키로 대표돼 왔던 기술형입찰시장은 ‘빅6’의 지배구조가 뚜렷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에 SK건설까지, 약 6개사가 소위 ‘메이저’로 불리며, 대규모 턴키공사의 대부분을 분점 수주해 왔다.
하지만 작년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턴키 물량이 줄고 기술제안입찰방식이 확대 도입되는 등 시장환경이 급변하면서부터 수주 지형도에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기술제안이 턴키로 대체되거나 신규 기술제안입찰 물량이 늘어나면, 입찰제안을 위한 설계용역비 등 선투자 규모는 줄어들게 된다.
자연히 업체의 투자부담도 줄어 입찰에 뛰어들 수 있는 업체 수는 늘어나게 되고, 수주결과도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또 비슷한 시기, 턴키공사를 둘러싼 부정부패와 비리 등 부작용이 드러나면서 시장의 판도변화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턴키공사가 해당기업은 물론 그룹의 이미지마저 훼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일부 업체는 자의 반 타의반 기술형입찰공사에 대한 참여빈도수를 줄이기도 했다.
이는 새로운 도전자에게 진입 기회가 됐고, 그 기회를 잡아 실적을 쌓으면서 신흥강자로 부상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여기에 장기간 계속된 건설경기 침체와 유동성 위기도 업체마다 기술형입찰공사에 투자할 여력과 의지를 약화시켜, 기존 강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반면, 유동성과 영업력 지원 등 상대적으로 투자여력이 있는 건설사는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 업계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로 각 건설사의 투자여력에 큰 변화가 생긴 가운데, 턴키 등 기술형입찰공사에 대한 참여의지도 업체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며 “이같은 양상은 당분간 계속될 예정으로, 기존 빅6는 물론 중견사들의 기존 ‘우열반’도 재편성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봉승권기자 sk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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