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ㆍ서부ㆍ남동 등 일본ㆍ미국 등서 사업 추진…국내 대규모 투자는 없어 대조적
한전 발전자회사들의 해외 신재생에너지 시장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반면 국내 대규모 투자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아 대조를 이룬다.
17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중부발전은 최근 국내 최초로 일본 태양광 발전사업에 진출했다.
일본 효고현 미나미아와지(10㎿)와 카나와시(58㎿)에 연말까지 총 68㎿ 규모의 태양광 발전을 설치ㆍ운영하는 프로젝트로, 중부발전은 현지업체인 CEF사 및 국내 모듈사인 S에너지와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
총 400억원의 사업비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해 지분대로 투자되며, 중부발전 및 CEF사의 지분은 각 40%, S에너지의 지분은 20%이다. 중부발전은 가동 후 20년간 운영관리(O&M)을 맡는다.
이번 프로젝트는 CEF사가 운영하고 있는 미나미아와지 풍력발전단지(37.5㎿) 인근 부지를 이용하는 것으로, 기존 풍력설비의 송전시설을 활용하는 등 사업 수익성은 뛰어나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일본 업체가 한국 컨소시엄을 선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태양광 선진국인 일본에서도 한국 발전사들의 경쟁력을 인정받은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중부발전은 지난해 태국 시암태양광발전소(8㎿) 준공해 운영 중에 있으며, 미국 네바다주 볼더시와 300㎿의 대규모 태양광 사업개발을 추진하는 등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총 사업비 10억 달러로 추정되는 볼더시 태양광은 현재 시의회 승인을 앞두고 있다. 중부발전은 포스코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이뤄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다른 발전사들도 앞다퉈 글로벌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서부발전은 중부발전과 별개로 볼더시에서 150㎿급 태양광 개발사업을 진행 중에 있으며, 남동발전은 지난해 3월 불가리아 사모보텐 태양광발전소(42㎿)를 준공한 뒤 추가 신재생에너지 사업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국내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는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남동발전이 영흥화력단지 인근 부지에 1ㆍ2단계에 걸쳐 추진 중인 총 44㎿급 풍력 사업 정도만 눈에 띌 뿐, 해외와 같은 대규모 사업은 찾기 힘들다. 해외사업 대부분이 선투자 개념의 IPP(민자발전) 방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투자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한 셈이다.
그러나 발전사들은 해외와 국내의 차이를 ‘사업성’에서 찾는다. 국내 태양광은 이미 포화상태인 데다, 풍력 등 나머지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각종 규제 및 지원 부족 등으로 사업성이 맞지 않는 것이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 시행으로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하지만 막상 사업을 추진하려면 이것저것 걸리는 게 많다”면서, “해외 투자사업도 사업성이 있기 때문에 적극 추진하는 만큼 국내 투자도 사업성을 보전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회훈기자 ho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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