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제안입찰 문턱 낮춰도 중견사 진입장벽 여전히 높아
신규 시장진입 및 참여확대에 걸림돌 될까 우려
기술제안입찰 발주가 늘어나고 중견건설사의 참여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경험 많은 건축설계 및 엔지니어링사의 몸값이 오르고 있다.
신규 시장진입을 노리는 중견사들의 구애가 이어지고 있지만 유력 용역사들은 보다 좋은 조건(?)을 기다리며 좀처럼 손을 잡아주지 않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의 ‘기술제안입찰 활성화방안’의 시행을 앞두고 중견사들이 시장진입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안은 기술제안입찰 적용대상 공사의 규모 및 난이도를 하향조정하고 제안할 수 있는 기술 건수를 50건을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방안이 시행되면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로 대표되는 기술형입찰시장의 문턱이 낮아져, 중견ㆍ중소건설사의 입찰참여를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아직까지는 중견ㆍ중소업체의 적극적이면서도 활발한 대표사 참여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타 시공경험이 풍부한 중견사라 해도, 기술제안입찰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하다면 경쟁력있는 기술제안서를 생산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업계는 대다수의 중견사는 시장 경험뿐 아니라 인력도 넉넉치 못한 터라, 자체적인 제안서 생산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실 이는 내로라 하는 대형건설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기술제안입찰에 대해 설계ㆍ엔지니어링사와 함께 제안서를 작성하고 있다.
결국 신규 시장진입을 노리는 중견, 중소업체도 최소한 일정 시점까지는 경쟁력있는 제안서를 만드는데 외부 조력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최근 이들 중견사들은 실적과 경험이 풍부한 용역업체를 상대로 제안서 작성 등 사전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안감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중견사들의 적극적인 구애작전에도 불구, 대다수 설계ㆍ엔지니어링사들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직 중규모, 중난이도 기술제안 공사 발주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인데다, 검증이 안된 중견사들과 섣불리 손을 잡을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앞으로 제안 기술 건수가 50건으로 제한됨에 따라, 적정 용역대가 산정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도 시각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계는 건수가 제한되면 그만큼 용역금액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나, 용역사들은 핵심은 50건으로 충분하다며 큰폭의 감액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렇다보니, 기술형입찰시장 진입을 노리는 중견사들 사이에서는 향후 용역사 확보 문제가 걸림돌이 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건설사 관계자는 “본사가 그간 토목분야 시공을 전문으로 하다보니, 기술제안 건축공사 입찰에 대한 설계용역사를 구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상황”이라며 “어렵사리 용역사를 구하더라도 설계(제안)비 보상도 없어 2~3번 실패하다보면 추가 참여가 어려워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봉승권기자 sk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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