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ㆍ두산ㆍ한화 실시설계 적격자 선정…대형사 중에는 삼성만 체면치레
고속도로 턴키(설계시공일괄입찰)공사 4건의 주인이 가려진 가운데 후발주자들의 약진이 돋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4건 중 3건을 후발주자들이 가져가는 이변을 낳았다. 반면 턴키시장의 터줏대감으로 분류되는 대형사 중에서는 삼성물산만 체면치레했을 뿐 나머지는 수주에 실패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는 최근 고속도로 턴키 화도~양평 1~3공구 및 성서~지천 1공구에 대해 설계심의에 이어 가격개찰을 하고 실시설계적격자를 선정ㆍ통보했다.
화도~양평 1공구는 롯데건설, 2공구는 두산건설, 3공구는 삼성물산, 성서~지천 1공구는 한화건설이 각각 실시설계적격자로 선정됐다. 삼성물산을 제외하고는 턴키시장의 이른바 ‘비주류’들이 수주에 성공한 셈이다.
롯데건설과 한화건설의 경우 주간사로서 고속도로 턴키 수주는 이번이 처음이며, 두산건설은 2005년 6월 인천 제2연륙교 연결도로 공사 5공구 이후 8년만에 대표사로서 수주의 기쁨을 누렸다.
설계심의에 이어 가격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화도~양평 1공구의 경우 롯데는 예산(1711억원) 대비 93.80%인 1604억원으로 태영건설(1601억원ㆍ93.58%)에 이어 2번째 높은 가격으로 투찰했으나, 설계점수에 앞서 공사를 거머쥐었다. 롯데는 80%의 지분을 갖고 한신공영ㆍ진흥기업(각 10%)과 공사를 수행한다.
2공구에서는 두산건설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수주에 성공했다. 설계 3위였던 두산건설은 예산(2202억원) 대비 72.39%인 1594억원으로 투찰해 최종 결과를 뒤집었다. 두산은 40%의 지분으로 코오롱글로벌(35%)ㆍ한라건설(15%)ㆍ현대엠코(10%)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3공구의 삼성물산은 예산(2184억원) 대비 89.60%인 1957억원으로 투찰, 설계에 이어 가격에서도 2위인 현대산업개발을 따돌렸다. 삼성물산은 45%의 지분으로 한화건설(24%)ㆍ대저건설(11%)ㆍ우석건설ㆍ삼성에버랜드(각 10%)과 호흡을 맞췄다.
성서~지천 1공구에서는 설계 2위인 한화건설이 가격으로 설계 1위인 대림산업을 제치고 실시설계적격자로 선정됐다. 한화건설의 투찰금액은 예산(1805억원) 대비 62.99%인 1137억원이었다. 한화건설은 43%의 지분을 갖고 쌍용건설(20%)ㆍ남광토건(15%)ㆍ화성산업(12%)ㆍ서한(10%) 등과 공사를 수행한다. 특히 한화건설은 화도~양평 3공구에서 삼성물산의 서브사로 들어 있어 유일하게 2개 공구를 수주하는 행운을 안았다.
후발주자의 약진에 대해 업계는 기술형 입찰의 장벽이 사라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10대사 공동도급 제한 등을 통해 중견사 및 턴키 후발주자들도 설계 기술력에 대한 노하우를 습득한 모습”이라고 분석한 뒤, “앞으로 턴키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도로공사는 이들 적격자에게 실시설계권을 부여한 뒤 11월 중 실시설계 심의를 거쳐 낙찰자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정회훈기자 ho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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