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행정규칙 제·개정안 마련
/200억원 이상이면 채택 가능
오는 8월 말부터 기술제안입찰 방식의 건설공사 발주가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의 강력한 반발에 부닥친 최저가낙찰제와 담합 논란으로 국민적 비판을 받는 턴키·대안의 폐해를 동시에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기술제안입찰을 육성하기 때문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의 ‘기술제안입찰 심의운영지침 제정안’ 등의 행정규칙 제·개정안을 마련해 업계 의견을 수렴 중이다.
개정안은 8월23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제·개정안을 보면 기술제안입찰로 집행이 가능한 입찰방법 심의대상 시설공사 요건을 심의대상 공종의 총공사비 비중 요건(계약단위 공구 기준)을 10%포인트(기본설계 기술제안 50%→40%, 실시설계 기술제안 40%→30%) 낮춘다. 동시에 추정가격 200억원 이상 요건만 충족해도 기술제안입찰 채택이 가능하도록 손질했다.
현재는 100억원 이상 고난이도 공사에 한해 국토부 산하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입찰방법을 결정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300억원 이상은 턴키·대안, 최저가, 기술제안입찰 중에서 선택한다.
국토부는 현재 턴키·대안과 동일한 요건으로 제한한 기술제안입찰 가능공사 요건도 교량 연장 500m 이상 또는 경간장 50m 이상과 터널 1000m 이상으로 완화한다. 현재는 교량 연장 500m 이상과 경간장 100m 이상 요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기술제안입찰방식의 집행이 가능하다.
기술제안 건수는 국토부가 당초 발표한 ‘기술제안입찰 활성화방안<본지 5월9일자 1·3면 참조>’에 맞춰 최대 50개로 제한했다.
문제는 부적격 제안에 대해 산출내역서 금액의 증액 없이 발주청에서 작성한 원래 설계대로 변경하는 조항을 삽입한 점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입찰 전후 전 단계에 걸쳐 갖은 명목으로 공사비를 삭감하려는 발주기관 횡포가 만연한 상황에서 부적격 제안에 대한 금액 증액 금지조항이 ‘슈퍼갑’ 횡포의 빌미로 악용될 수 있어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별도 지침으로 새로 규정한 기술제안입찰이 업계 바람처럼 최저가낙찰제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턴키·대안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고민거리이긴 마찬가지다.
건설단체 관계자는 “건설업계의 기술역량 배양을 위한 기술제안입찰 활성화 기조에는 공감하지만 자칫 발주기관의 예산삭감 도구로 악용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의 견제장치 마련이 필요하며 이런 의견을 국토부에 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나아가 기술제안 필요성 검토절차를 보완하기 위해 입찰방법 심의공사의 상정 시기를 가급적 설계 이후로 조정토록 했고 심의과정의 로비 등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에 대한 제척·기피 조항도 손질했다.
중기심 위원 본인은 물론 배우자, 친족이라도 심의공사 응찰사와 특수 관계이면 위원 위촉이 금지된다. 비리가 적발되면 검찰 등의 수사와 별도로 해당업체 대표를 징계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개정안에는 이 밖에 건설공사기준을 관장하는 소관부서장에게 건설 관련 단체의 지도·감독권을 부여하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산하에 국가건설기준센터를 설립(현행 건설공사기준정비협의회)하고 센터 내에 건설기준 전문위원회를 두는 조항도 포함됐다.
김국진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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