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부품 비리 여파까지 겹쳐 상반기는 힘들 것”…발주 지연에 속 타는 건설사
총공사비 2200억원의 한국수력원자력 신사옥 건립공사의 내부검토가 길어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원전 납품비리의 여파로 상반기 발주가 힘들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와 건설사들의 애를 태우고 있는 모습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수원 신사옥의 입찰공고가 예정보다 한달 이상 늦어지고 있다.
설계검토를 마치고 입찰공고를 담당하는 계약부서로 계약의뢰한 게 지난 4월말. 당초 5월초나 늦어도 5월 중순까지는 발주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달 들어서도 열흘이 지났지만 아직 발주공고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한수원 본사이전추진실 관계자는 “계약부서와 매일 통화를 하면서 발주일정을 체크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잡히지 않고 있다. 대형공사이다보니 본사에서도 신중을 기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와중에 원전 부품 납품비리까지 터지면서 사장이 면직되는 과정을 겪어 상반기 내 발주는 물건너 갔다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현재 사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대형공사, 그것도 본사 이전공사를 사장의 승인없이 입찰공고하기에는 무리라는 이야기다.
사실 연초 발표된 발주계획에 따르면 신사옥 건립공사는 2~3월에 입찰공고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설계검토에서 한 달여 지연된 뒤 계약부서에서 두 달 가까이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셈이다.
속이 타는 쪽은 건설사들이다. 한수원 신사옥은 건축공사 중에서도 대규모라 수주고 확보에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공고 자체가 안되고 있으니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한수원 신사옥은 입찰공도 됐어도 예전에 됐어야 했다. 발주방식과 공동도급 방식까지 결정된 상태에서 왜 그리 뜸을 들이는지 모르겠다”면서, “대형공사라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었는데 힘이 빠진다”고 답답한 속을 드러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최근 한수원 상황이 좋지 않아 상반기 내 발주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 공사는 최저가로 발주되며, 공기업 지방이전에 따라 지역의무공동도급 40%가 적용된다. 공동수급체 구성방안은 분담이행방식의 소방공사(50억원 규모)를 포함해 총 5개사 이내로 결정될 전망이다. 경북 경주시 양북면 장항리 283번지 일원 부지 15만7142㎡에 들어서는 한수원 신사옥은 지하 1층, 지상 12층(연면적 7만2700㎡) 규모로 건립된다.
정회훈기자 ho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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