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공, 입찰참여사 8개에서 15~20개로 늘릴 방침…“기술시공을 스스로 부정한 결과” 지적도
한국도로공사는 오는 8월 발주 예정인 밀양~울산 간 고속도로의 입찰공고를 준비 중인 가운데 일부 공구에 대해 PQ(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 기준의 실적을 완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해당 공구의 입찰 참여 건설사가 늘어날 전망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밀양~울산 간 총 10개 공구 중 5ㆍ6공구의 실적을 완화하기로 방침을 세우고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5ㆍ6공구는 당초 대안방식으로 발주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4일 국토부의 대형공사 입찰방법 심의에서 기타(최저가) 공사로 결정된 구간이다.
도공 관계자는 “5ㆍ6공구의 경우 구간 대부분이 터널로 구성돼 있어 관련실적을 보유한 업체가 적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저가 취지에 맞게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실적완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장 8.02㎞의 5공구는 장대터널 1곳(7957㎞)으로 이뤄져 있으며, 연장 7.03㎞의 6공구는 소교량 1곳(30.7m), 장대교 1곳(262.5m), 터널 2곳(6705m), 배내골IC 등의 시설물을 포함하고 있다.
도공의 PQ 심사기준 상 터널부문에서 만점을 받으려면 최근 10년간 200m 이상의 비개착식 교통터널 공사실적을 보유하되, 추정가격 1000억원 이상인 공사는 누적실적이 연장의 300% 이상이 되어야 한다. 예컨대 5공구의 경우 왕복을 기준으로 48㎞ 이상의 누적실적을 필요한 셈이다. 최근 조달청의 총사업비 사전검토 결과 5공구는 3786억원, 6공구는 3827억원으로 산출됐다.
도공은 이러한 실적을 보유한 업체가 8개 정도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를 실적완화를 통해 15~20개사 정도가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실적완화 움직임을 두고 도공이 기술시공 부분을 스스로 부정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5ㆍ6공구는 장대터널로 구성돼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고 해서 도공에서도 대안방식의 입찰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 대안이나 최저가나 PQ 기준은 달라지진 않는다. 이번 실적완화가 저가투찰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함양~울산 간 고속도로 중 우선 착수하는 울산~밀양 간은 밀양시 상동면에서 울주군 청량면을 연결하는 총 연장 45.2㎞의 4차선 도로로, 총공사비는 2조원에 이른다.
정회훈기자 ho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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