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내 대형건설사에 가려져 있던 계열 중견건설사들이 기술형입찰시장에서도 서서히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아직 ‘온실 속 화초’라는 부정적인 시선도 없지 않지만, 단기간내 경험과 실적을 축적하며 독자적인 영토확장에 나서고 있다. 현대엠코와 삼성에버랜드, 삼호 등이 대표주자다.
▲같이 또 따로…현대엠코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와 함께 현대자동차그룹에 속한 현대엠코는 최근 중소규모 기술제안입찰 공사에 대표사로 출사표를 던졌다.
해당 공사는 한국환경공단이 발주한 200억원대 홍천군 가축분뇨공공처리 자원화시설 건설공사로, 환경시설로는 처음으로 기술제안방식이 적용됐다.
현대엠코의 대표사 출격은 올 들어서만 2번째, 환경시설에 대해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엠코측은 그간 다양한 기술형입찰에 참여하면서 경험과 실적을 쌓았고,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중소규모 물량에 대해서는 대표사로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에 대해 대규모 공사는 현대건설과의 공동도급방식으로, 중소규모 물량은 현대엠코가 독자노선을 구축하는 양동작전을 구사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 결과 현대엠코는 올 들어서만 벌써 5건 이상의 기술형입찰공사를 구성원사로 수주했다.
인천항 국제여객부두 2단계 건설공사를 비롯,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화도~양평간 건설공사 2공구, 제주혁신도시 국세청 이전 대상기관 청사 신축공사와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 등 방재시설 건설공사, 중앙선 도담~영천 복선전철 제1공구 노반건설공사 등 공사규모와 입찰방식, 공종분야도 다양하다.
물론, 일부는 대형공사의 경우 대부분 현대건설의 구성원으로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이같은 성과를 평가절하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사업수행능력 측면에서만 보면, 그 과정에서 얻는 ‘학습효과’는 향후 대표사로 참여하는 입찰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경+건축,이제 토목분야도…삼성에버랜드
삼성에버랜드의 행보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사실 그동안 조경분야에 강점만 두드러졌을 뿐, 건설분야에서는 삼성물산에서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에 이르는 커다란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건설부문 자체 역량을 강화하면서부터 진입장벽이 두터운 기술형입찰시장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군시설 분야에서의 성과가 눈에 띤다.
삼성에버랜드는 지난달 기술제안입찰 방식의 주한미군기지이전(YRP:Yongsan Relocation Program) 기지차량정비시설 패키지 건설공사를 구성원사로 수주했고 그에 앞서서는 ○○부대 조립식(모듈러) 병영생활관 건립공사를 대표사로 따냈다. 작년말에도 YRP 8군 사령부 건립공사를 구성원사로 수주한 바 있다.
여기에 올 들어서는 토목분야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최근 삼성물산과 함께 화도~양평 고속도 건설공사 3공구를 거머쥐었다.
삼성에버랜드 관계자는 일단 “발주기관 대응능력이나 구성원사 확보능력 등을 감안했을 때, 기술형입찰시장에서 아직은 대표사로 나서기 쉽지 않은 것 같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좀 더 경험을 쌓으면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갖추지 않겠느냐”며 자신감도 감추지 않았다.
▲토목부문 기술제안 최대 수혜주…삼호
대림산업의 계열사 삼호의 경우에는 기술형입찰시장에서 이미 독자영역을 구축한 케이스다.
실제 삼호는 여타 그룹 계열사들과 달리, 대림산업의 공동수급체로 입찰에 참여하거나 수주실적을 거두는 사례도 많지 않다.
오래전 토목분야 수주경쟁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삼호는 최근 낙찰자를 가린 인천항 국제여객부두 2단계 건설공사를 구성원사로 수주하기도 했다.
덕분에 삼호는 앞으로 기술제안입찰방식의 토목분야로 확대되고 소규모 공사 발주물량이 늘어나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중견사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건축, 환경시설분야 기술형입찰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워크아웃(기업경영개선작업)이라는 핸디캡을 안고서도, 공공과 민간의 성격이 혼재된 기술제안방식의 하이원스위치백리조트 건립공사를 따내며 수주영역을 건축분야로까지 확장했다.
또 이달 하순에는 대표사로서 턴키방식의 부평정수장 고도정수처리시설 건설공사 입찰을 앞두고 있다,
봉승권기자 sk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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