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기업 육성ㆍ시장 다변화ㆍ글로벌 브랜드화 방안 마련 등 본격 가동
# 미국의 건설 전문잡지 ENR(Engineering News Record)이 발표하는 ‘해외건설 225대 기업’ 리스트에서 한국은 지난 2009년 해외수주액 163.4억 달러와 점유율 4.3%로 국가별 순위 9위를 기록했다. 이듬해에는 일본과 오스트리아를 제치고 7위로 올라섰고 2011년에는 해외수주 257.7억 달러와 점유율 5.7%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국내 건설사가 225대 기업 목록의 최상위권에 자리 잡기는 현재로서는 요원해 보인다. 해외사업의 수익률은 부진하고 외형성장세도 오락가락하는 모습이다.
# 스페인은 2010년 ENR 국가별 순위에서 4위였다. 그 정도만 해도 ‘건설강국’이라 불리겠지만 이듬해에는 더욱 놀라운 성장을 보여줬다. 해외건설의 강자인 미국을 3위로 끌어내리고 2011년 2위로 뛰어올랐다. 여기에는 ‘Grupo ACS’라는 글로벌 건설기업의 인수합병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스페인처럼 글로벌 건설강국으로 부상하려면 인수합병을 포함해 선진화된 경영전략과 조직ㆍ인력관리, 그리고 국가적 차원의 육성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해외건설을 국가 성장동력으로 키워내겠다는 새 정부 국정과제에 맞춰, 글로벌 건설기업 육성방안과 한국 브랜드화 전략 등 정책적 지원방안이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최근 일부 대기업의 어닝쇼크에서 부각된 과당경쟁 및 적자수주 현상, 그리고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할 정도로 낮은 중소 건설기업의 영업이익률을 고려할 때 해외건설산업을 국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면 개별 기업의 노력을 넘어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며 글로벌 건설기업 육성을 비롯한 각종 지원대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해외건설 지원책은 먼저 활발한 연구용역을 통해 마련된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최근 △글로벌 건설기업 육성방안 연구를 비롯해 △건설엔지니어링 해외진출 전략과 정책방안 △서남아ㆍ중남미ㆍ아프리카 건설시장 진출 확대방안 △해외건설ㆍ플랜트 마이스터고등학교 설립방안 △한국 해외건설 브랜드화 방안 △개발도상국 소프트인프라 구축을 통한 해외수주 확대방안 등의 연구용역을 잇달아 발주했다. 연구용역이 올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 사이에 하나씩 마무리되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지원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글로벌 건설기업 육성에 관한 연구용역은 현재 세계 건설시장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해외 선발기업의 성장추이와 배경, 영향력, 수익률 등을 분석하고 이들의 사업조직 및 인력관리체계, 해외진출 전략과 국가별 법ㆍ제도 분석을 통해 우리 기업에 대한 지원방안을 도출하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선진 건설기업들은 기존 선진기업의 장점을 받아들이고 단점을 보완해 현지화 전략, 과감한 인수합병 등 다양한 전략을 선택해 발전을 거듭해가고 있다”며 “우리 건설업계도 선진기업들의 지역ㆍ공종 다각화 전략, 사업조직 및 인력관리 등을 벤치마킹해 수주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해외건설산업을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해 수주전에 활용하는 방안도 눈에 띈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 동안 세계 곳곳에서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어내면서 신뢰와 우호적 이미지를 쌓아왔지만 국가 주도의 브랜드로 연계하려는 노력은 없었다”며 “최근 K-팝 등 한류문화 확산과 더불어 국가적 해외건설 브랜드를 수립ㆍ강화한다면 글로벌 기업의 성장은 물론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진입장벽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관계자는 “세계 건설시장 규모는 올해 8조6000억 달러로 7.4% 성장이 예상되고, 앞으로도 연 8% 안팍의 지속 성장으로 2020년까지 약 15조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새 정부 국정과제로 해외건설산업의 성장동력화를 제시한 만큼 이른 시기에 5대 강국 반열에 올라설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신정운기자 pea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