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대형공사 기근-물량확보 비상
최저가ㆍ적격까지 전방위 수주영업 나서
공공공사 수주전략의 무게중심이 결국 다시 (수익성 대신) 물량 쪽으로 기울고 있다.
상반기 대다수의 건설사가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하반기 수주전략 재정비에 나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각 사가 지난달 말부터 실시한 상반기 성과분석 및 하반기 전략ㆍ계획수립 과정이 하나, 둘 마무리되고 있다.
물론, 아직 전략이나 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업체들도 많지만, 이미 공통점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목표달성에 비상이 걸린 상태로, 하반기에는 물량확보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실제 올 상반기 공공부문 최대 수주업체의 총 수주규모는 약 5000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최대 수주 업체의 실적 대비 절반수준에도 못미친다.
일부 고속도로 건설공사 등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 든 업체도 더러 있지만, 연초 수립한 상반기 수주목표를 달성한 회사는 사실상 전무하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렇다보니 대다수의 업체가 올 상반기와 같은 추세라면, 올 한해 목표 달성률은 고작 30~40% 그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업계는 결국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전사적 물량확보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도저히 수익성 위주의 선별적 수주를 고집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눈높이를 낮춰 최저가나 적격심사 대상 공사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수주영업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저조한 수주실적으로 인해 수주잔고의 급격한 감소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또 대형공사 기근현상이 지속되고 턴키(설계시고 일괄입찰)와 기술제안 등 계획수주가 가능한 기술형입찰공사 물량이 줄어드는 것도, 최저가나 적격심사 대상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한 업계관계자는 “적자시공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지만, 최소한 잉여 인력을 만들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당분간 물량 위주의 수주영업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어느정도 수주규모나 경쟁환경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형입찰공사가 급격히 줄어, 최저가나 적격심사 대상 공사를 통해서 최대한 물량을 끌어모아야 한다”면서 “일종의 불문률처럼 여겨졌던 공사규모나 내용에 따른 입찰 참가업체의 규모도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100~200억원대 적격심사 대상공사에 심혈을 기울여 투찰에 나설 수밖에 없고, 최저가 방식의 공공아파트 건립공사에도 경쟁력있는 투찰률을 적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올 하반기 최저가나 적격심사 대상 공사 입찰참가자 수는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고, 기술형입찰시장에서는 한동안 사라졌던 저가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봉승권기자 sk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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